‘폭력적 게임’이 행동에 영향 준다? Yes·No ‘팽팽’

bong087@donga.com2018-12-13 16: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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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서 20대 여성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2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게임의 폭력성이 가해자의 행동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긴급 체포된 A 씨(23·여)는 이날 새벽 2시경 선릉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다 알게 된 20대 여성 B 씨를 칼로 수차례 찌른 혐의(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둘이 즐겼다는 게임의 폭력성을 지적하며 A 씨의 행동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수년간 가상공간에서 폭력적인 게임을 하다가 무의식중에 난폭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

결론부터 말하면 게임과 폭력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쟁은 팽팽하다. 우선, ‘게임이 폭력성을 높인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여러 연구결과를 토대로 게임과 폭력성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계간 정신의학(Psychiatric Quarterly)’ 2015년 4월호에는 “폭력적 게임이 공격적인 생각과 분노하는 감정을 증가시키고 감정이입 능력과 친사회적 행동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미국심리학회(APA)도 같은해 보고서를 통해 게임이 공격적인 행동을 증가시키는 한가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 10월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피의자는 이전에도 PC방을 방문해 5시간 이상 게임에 몰입했고, 경찰도 가해자의 게임중독 성향, 태도 등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게임이 폭력성을 높인다’는 논리를 폈다.



사진=영국 인디펜던트/선릉역 칼부림
그러나 ‘게임과 폭력성은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지난해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은 ‘폭력적인 게임이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PC액션게임 ‘콜 오브 듀티’ 같은 폭력적인 게임을 몇 년 동안, 매일 몇 시간씩 했던 게이머 15명에게 폭력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며 그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했지만, 통제집단(실험 처치를 하지 않은 집단)과 심리 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4년 빌라노바 대학과 럿거스 대학 등에서 게임과 실제적인 폭력사건 발생률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폭력적인 게임이 출시된 이후 오히려 범죄율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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