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5 17:28

결승선 통과한 마라토너 팔 잡아끈 中 마라톤 진행요원에…시청자들 분노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진행요원들이 현수막을 펼치고 있는 도중 에티오피아 국적의 오우토야 선수가 이를 지나치자 한 진행요원이 다급하게 선수의 팔을 잡고 있다.
진행요원에게 갑자기 팔을 잡힌 오우토야 선수가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중국 마라톤 대회가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마라톤 진행요원이 막 결승전을 통과한 선수의 팔을 붙잡아 바닥에 주저앉게 해 비난을 받고 있다.

12월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12월 2일 중국 난닝(南寧)에서 열린 난닝국제마라톤대회에서 에티오피아 국적의 겔게로 토나 오우토야 선수가 첫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때 결승선 바로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진행요원 두 명이 ‘달려라 중국’이라고 쓰인 빨간색 사각형 현수막을 펼쳤지만 오우토야 선수는 이를 그냥 지나쳤다. 그러자 또다른 진행요원이 오우토야 선수에게 다가가 팔을 잡아끈 것이다. 속력을 점차 낮추며 호흡을 가다듬으려 했던 선수는 갑작스러운 제지에 다리가 풀려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관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생중계된 이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왕렌위 상하이체육대학 교수는 4일 글로벌타임스에 “진행요원의 행동은 선수에게 매우 위험했다”며 “격렬한 달리기 이후 갑자기 멈춰서면 신체의 혈액순환이 방해돼 선수에게 쇼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라톤 주최 측은 현지 언론에 “진행요원이 경기를 마치고 넘어질 뻔한 선수를 도와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최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이 오우토야 선수의 팔을 붙잡은 진행요원의 신상을 검색한 결과 그가 이번 대회를 주최한 스포츠회사 위즈덤 스포츠 그룹의 송홍페이 부회장이란 사실을 밝혀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위즈덤 스포츠 그룹은 2주 전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를 주최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대회에서는 선두로 결승선 통과를 앞두고 있던 중국인 선수에게 자원봉사자가 억지로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쥐어주려다 선수가 우승을 놓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건 이후 중국육상연맹(CAA)은 지난 11월 22일 마라톤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세리머니도 금지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