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의 G20풍자…트럼프, 푸틴♥빈살만 싹트는 브로맨스 질투

phoebe@donga.com2018-12-03 16:42:24
공유하기 닫기
NBC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미국 풍자 TV 쇼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SNL)에서도 G20을 주제로 한 풍자극을 오프닝에 선보였다.

12월 1일(이하 현지시각) 유튜브에 공개된 NBC SNL영상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의 알렉 볼드윈, 멜라니아 여사 역의 세실리 스트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의 벡 베넷 등 주요 출연진이 총출동했고, 카메오로 벤 스틸러와 한국계 배우 프레드 아미슨이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로 분했다. 아미슨은 울산 출신 유명 무용가 박영인 씨의 손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멋진 플레이를 펼치려고 노력했지만, 두 사람은 싹트고 있는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장난을 쳤다.



볼드윈은 11월 초 주차 폭행 시비에 휘말린 후 자숙하다가 이날 SNL에 첫 출연 했다. 그는 트럼프를 성대모사하며 “하느님, 제가 주차 공간에서 튕겨 나간 이후로 이렇게 당황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어. 꿈속에서 피의 숲을 걷고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역의 스트롱은 “아니, 그건 내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라고 말했다.



SNL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기간에도 러시아에서 부동산 사업을 했다”라고 실토한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최근 입장도 반영했다.

트럼프(볼드윈) : 넌 내게 아들 같았어!
코언(벤 스틸러) : 그럼 왜 내게 그렇게 많은 불법 행위를 시켰어요?
트럼프(볼드윈) : 그건 넌 내게 아들 같았기 때문이야. 

그때 베넷이 연기한 푸틴과 아미슨의 빈 살만이 막 등장하면서 진하게 싹트는 우정을 과시했다. 둘은 어린 시절 둘도 없었던 친구처럼 주먹을 맞대고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실제로 11월 30일, 코스타 살구에로 센터에서 만난 빈 살만 왕세자와 푸틴 대통령은 서로 오른손을 번쩍 들어 손뼉을 맞추는 하이파이브 동작을 하며 너무도 반갑게 인사했다. 나란히 앉아 계속 대화하며 박장대소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배후로 의심받는 인물이지만, 이날은 주요 정상 사이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당신들 뭐 하는 거냐?”라고 따지는 트럼프(볼드윈)에게 셔츠도 입지 않은 푸틴(베넷)은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둘러댔다.

그는 “완전히 즉흥적인 악수였을 뿐”이라며 “당신은 내 주요 여자 친구 같고, 이 사우디 남자는 잠깐 사귀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방청객들에게 가장 큰 웃음을 준 사람은 푸틴을 ‘블라디 대디’라고 친근하게 부르던 아미슨의 빈 살만이었다. 푸틴은 최근 논란을 회상하며 “정말 그 기자를 죽인 거야?”라고 물었다. 빈 살만은 “물론 나는 그러지 않았어. 어퍼저트 데이(모든 걸 거꾸로 하는 날)에”라고 농담을 했다.

가장 좋아하는 푸틴에게 버림받은 트럼프는 슬픔 속에서 뮤지컬 명곡 ‘아르헨티나여, 울지 마오(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불렀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오.
진실은
나는 매우 죄책감을 느끼오.
약간의 반대
그리고 어쩌면 반역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약속을 지켰고
이런, 아니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이었던 마이클 코언은 11월 29일 뉴욕 연방법원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16년 6월까지도 러시아 측과 부동산 사업추진을 논의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난 8월 의회 증언에서는 이 시기 이전에 러시아 사업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위증을 실토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미끼로 러시아 측과 모종의 거래를 했을 수 있다는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어서 향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