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산이 “난 앵무새 아냐, 잃는 것 안 무서워”

cja0917@donga.com2018-12-03 16: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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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이 유튜브 채널 
여성 혐오 논란에 이어 ‘콘서트 막말’ 논란으로 연이어 구설에 오른 래퍼 산이(본명 정산·33)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이유’를 밝혀 주목받고 있다.

산이는 1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최근 민감한 이슈에 대해 연일 목소리를 내는 이유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의 운영 방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산이는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싫어하게 되거나 그걸로 인해서 직업을 잃게 될까봐…. 그것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소신 있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입을 열지 않고 닫고 있다”며 “저는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소신 있게 말했기에 그거에 대해서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래퍼가 되고 싶었다. 근데 어느 순간 열심히 달리다 보니 연예인이란 이미지가 되어 있더라”며 “방송국, 회사, 여러 가지 걱정해야 할 것들, 내가 이렇게 되면 잃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은데 그것들을 다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산이는 “너무 괴로웠다. 솔직히 내가 아티스트인가? 사람들이 원하는 소리나 해주길 바라는 그런 앵무새 같은 존재인가?”라며 “저는 싫다.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저는 이 채널에서 사회적인 이슈들이나 여러 가지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다룰 생각”이라며 “결국은 그게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오고, 제 의도가 그렇기 때문에 제 의도는 누구를 싸우게 하거나 혐오 조장을 일으키거나, 사회적으로 선동질을 하거나 분란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이유에 대해 “그래서 제가 유튜브를 하게 됐고 방송국에서 이런 얘기? 다 편집해 할 수가 없다. 절대 못해!”라고 설명했다.

산이는 “물론 잃는 것도 많을 거다. 근데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 왜냐면 저는 어차피 아무것도 없이 왔다”면서 “저는 아무것도 없이 왔다. 여러분, 잃는 건 무섭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이는 지난달 15일 소셜미디어에 성대결 논란으로 확대된 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한 영상을 올렸다가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샀다. 이후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해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 혐오가 불씨가 돼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산이는 이어 지난 2일 열린 자신의 소속사 브랜뉴뮤직 레이블 콘서트 ‘브랜뉴이어 2018’ 공연에서 일부 관객들과 신경전을 벌여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산이는 자신의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 일부 관객들이 ‘산이야 추하다’라고 쓰인 플랜카드를 들고, 비방의 글이 쓰인 돼지 인형을 무대 위로 집어던지자 “여기에 워마드 메갈 분들 계시냐”며 “워마드 노(no), 페미니스트(no) 너넨 정신병”이라고 말했다.

또 산이는 “네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데 내가 존중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워마드, 메갈은 사회악”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관객들이 분노하자 소속사 대표인 라이머가 나서 “기분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며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이는 콘서트 이후 신곡 ‘웅앵웅’ 발표를 예고하면서 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산이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쿵쾅쿵 이제 곧 그분들이 몰려온다”며 “‘웅앵웅’ 오늘밤 유튜브 최초 공개”라는 글을 남겼다. ‘쿵쾅’은 인터넷에서 뚱뚱한 여성을 조롱하는 말로, 일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워마드등 여초 사이트 회원들을 ‘쿵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음은 산이 유튜브 채널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이유’ 전문▼

제가 요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거라 생각을 해요.
왜 산이가 갑자기 노래 잘하고 공연 잘하고 방송 잘하고 이러다가 왜 도마에 오를까?
방송국 분들께서는 지금 산이 이미지 좋은데 굳이 이런 걸 왜 해야 돼? 라고 생각을 한다는 얘기를 통해서 들었어요.
제가 언젠가부터 느낀 게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아무도 라고는 안 할게요. 근데 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왜냐면 결과적으로 그게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싫어하게 되거나 그걸로 인해서 직업을 잃게 될까봐 뭐, 여러 가지 걱정이 있겠죠?
그것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소신 있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입을 열지 않고 닫고 있어요.

SNS, Facebook 가면 다 이야기하고 있어 옳은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소신 있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남한테 상처받지 말아야 합니다. 뭐 해야 합니다. 이런 글들을 다 읽으면서 막상 그런 식으로 살고 있지 않아요.
예전에 제가 한번 라디오 스타에 나가서 ‘나쁜 X’라는 곡이 나왔을 때 어떤 반응이었냐 그때도 말했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소신 있게 말했기에 그거에 대해서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었어요.

많은 분들께서 밖에 나가지 말아라, 혹시 정부에서 문자가 오면 꼭 캡처해라, 이런 얘기들이 있었지만 저는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것에 대해서 입을 열고 있지 않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그것도 존중을 해요. 하지만 제가 존중받고 싶은 태도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신껏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래퍼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열심히 달리다 보니 연예인이란 이미지가 되어 있더라고요.
방송국, 회사, 여러 가지 걱정해야 할 것들, 내가 이렇게 되면 잃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은데 그것들을 다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돼버렸어요.
그거 가지고 너무 괴로웠어요, 솔직히 내가 아티스트인가?
사람들이 원하는 소리나 해주길 바라는 그런 앵무새 같은 존재인가?
저는 싫어요. 저는 싫어요.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도 저는 이 채널에서 사회적인 이슈들이나 여러 가지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다룰 생각이에요.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I'm all good. I'm okay.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그게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오고 제 의도가 그렇기 때문에 제 의도는 누구를 싸우게 하거나 혐오 조장을 일으키거나, 사회적으로 선동질을 하거나 분란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우리 현실에서 진짜 일어나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과연 어떤 어떤 happy medium을 찾을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유튜브를 하게 됐고 유튜브만큼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방송국에서 이런 얘기? 다 편집해 할 수가 없어요, 절대 못해! 제가 그래서 이 채널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잃는 것도 많겠죠 근데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어요. 왜냐면 저는 어차피 아무것도 없이 왔어요.
저는 아무것도 없이 왔어요, 여러분 잃는 건 무섭지 않아요.
하지만 무조건적인 비난과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Hmm~ I don't know.
제가 언제든지 틀린 말을 하거나 여러분께서 이런 방법으로도 생각해보신 적 없으세요?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산이 유튜브 채널은 앞으로 이런 사회적 이야기들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룰 예정이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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