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日 기자 ‘영어 질문’에 “못 알아듣겠다” 발언 논란

hwangjh@donga.com2018-11-09 14: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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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영어로 질문하는 일본 기자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인사를 전해달라”, “(당신 영어) 못 알아듣겠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날인 11월 7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일본 기자가 ‘일본과 미국의 무역’에 대해 질문할 때 이 같은 말을 했다. 일본 매체 재팬타임스는 해당 기자가 닛폰뉴스네트워크 소속이라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 어디에 초점을……”이라는 기자의 질문을 끊고 “어디서 오셨느냐”고 질문했다.

“일본”이라는 기자의 대답이 돌아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신조에게 인사를 전해달라(Say Hello to Shinzo)”며 “그가 자동차 관세에 대해 기뻐하고 있을 거다. 계속하라”고 말했다.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자동차 수입 관세 부가 결정을 2019년으로 미룬 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잠시 웃은 뒤 질문을 이어갔다. “일본과의 무역과 경제문제에 대해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일본에게 무언가 더 하기를 요구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가 질문하는 동안 고개를 갸웃거리고 눈을 크게 뜬 뒤 귀를 기울이는 등 제스처를 취했다. “(당신 말을) 정말 못 알아듣겠다”고도 말했다.

기자가 다시 한 번 질문을 천천히 반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trade)’라는 단어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일본과의 무역말인가?”라고 되묻고는 공정한 무역이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시작했다.

이 같은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누리꾼들은 인종차별적인 행동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 대통령이 미국 억양을 쓰지 않는 모든 기자들을 방해하고 묵살하고 있다”는 지적도 그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어 생활권에서는 일본 억양이나 한국 억양 등을 빌미로 인종차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일부러 면박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진짜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 등의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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