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前 측근 “위디스크, ‘대포폰’으로 헤비업로더 관리”

최정아 기자
에디터 최정아 기자|
경찰 양진호 회장 체포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퇴사 직원 폭행과 각종 엽기행각 등으로 물의를 빚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1월 7일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양 회장이 실소유한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가 ‘대포폰(차명폰)’으로 헤비업로더를 직접 관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 회장 관련 의혹을 연이어 폭로한 탐사보도 전문매체 진실탐사그룹 셜록(이하 셜록)은 이날 양 회장이 실소유한 또 다른 웹하드 업체 파일노리의 초대 대표 A 씨의 주장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셜록은 뉴스타파와 함께 지난 10월 30일부터 양 회장의 전직 직원 폭행 의혹 등을 폭로해왔다.

A 씨는 자신이 양 회장 소유의 ‘파일노리’와 ‘선한아이디(파일노리 운영사)’ 이름을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후 파일노리 대표를 역임하는 등 양 회장 측근으로 활동하다 지난 7월 회사로부터 불법 동영상을 업로드하라는 지시를 받고 퇴사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위디스크가 불법 영상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범죄조직처럼 대포폰을 쓰면서 가명으로 서로를 지칭했다고 주장했다. 불법 영상을 대량으로 올리는 헤비업로더는 보통 조직으로 움직이는데, 조직에게 연락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 문제가 생길 경우 대포폰을 버리는 방식으로 헤비업로더와 연락을 끊었다고 A 씨는 덧붙였다.

그는 위디스크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업로드 조직망을 필리핀에 두고 직원들을 동원해 성범죄 동영상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동영상을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양 회장이 이른바 ‘콘텐츠 물 관리’에 예민했다며, 비저작·비제휴물들을 찾을 것을 은연중에 압박했다고 말했다. 업로더가 이런 영상들에 대해서는 판매금의 10% 미만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80%가량을 양 회장이 챙길 수 있었다는 것.

또 같은 이유로 불법 영상을 대량으로 올리는 헤비업로더들을 직접 관리하고 ‘헤비업로더 모시기’에 나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회사가 헤비업로더들에게는 특별히 더 높은 수익금을 줬다고 했다.

잘 팔리는 불법·비제휴 영상들이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동원해 속칭 ‘끌어올리기’ 작업 역시 진행됐다고 했다. A 씨는 성범죄 동영상과 음란물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의 불법 영상물들이 상단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작업 결과를 양 회장의 행동대장 격인 유모 고문에게 1주일에 한 번씩 보고해야 했다고 부연했다.

위디스크가 사람을 내쫓는 방법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제 당신의 업무는 영상 업로드’라고 지시하면 끝이라는 것. 소위 돈이 되는 영상들은 불법 영상들이고, 성인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조차 실명·성인인증을 요구해 신분이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A 씨에 따르면, 위디스크는 이런 식으로 불법 영상 업로드를 강요해 제거 인물들에게 스스로 사표를 쓰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A 씨 역시 같은 지시를 받았고, 지문을 남기고 범죄를 저지르기 싫어 지난 7월 퇴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소위 바지사장으로 있으면서 양 회장을 보호했었고, 양 회장을 대신해 120일 간 감옥에 갔다 온 전력이 있다면서 자신은 이러한 일에서 예외일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양 회장 대신 감옥에 다녀온 사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셜록은 A 씨가 지난 2일 인터뷰 후 정식 인터뷰를 한 번 더 진행하기로 했지만 그 뒤 종적을 감췄다며 “양 회장의 협박 카드가 발동한 것일까. 위협 당했거나 돈으로 회유 당했을까.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11월 7일 낮 12시 10분께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양 회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양 회장의 폭행 의혹 동영상이 공개된 지 8일 만이다.

경찰은 공개된 영상에 담긴 직원 등에 대한 폭행과 강요 등 혐의로 전날 양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체포영장에는 마약 투약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양 회장이 과거 필로폰을 투약하고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주변인 진술 등 여러 정황이 있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