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첫 ‘공식 초상화’ 등장…전문가 “‘개인 숭배’로 끌어올리는 단계”

박태근 기자
에디터 박태근 기자|
BBC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초상화로 보이는 대형 그림이 쿠바 정상의 방북 기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11월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4일,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는데, 이때 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의장의 대형 초상화가 평양 순안공항 등에 걸려있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다.

BBC는 “김정은의 얼굴이 사진이나 비공식 ‘팬 아트’(fan art ·좋아하는 대상을 소재로 그린 그림)가 아닌 공식 대형 초상화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전임자들(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는 전국에 걸쳐 걸려 있지만, 김정은은 오랜 기간 동안 동등한 위치의 지도자가 아닌 후계자로 그려져 왔다”며 “북한은 김정은의 첫 공식 초상화로 추정되는 그림을 공개함으로써 김정은을 개인숭배(personality cult) 집단의 새로운 레벨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초상화는 김 위원장이 서구식 정장과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왼쪽을 살짝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애널리스트 올리버 호담은 “김정은의 초상화가 이런 스타일로 그려졌다는 것은 김정은을 ‘개인숭배’ 대상으로 발전시키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BBC에 설명했다.

북한의 주요한 건물들을 비롯해 거리와 일반 상점 또는 가정집 까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걸려있을 만큼 지도자의 이미지는 북한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호담은 “2018년에 일어났던 모든 일이 김정은의 이미지를 굳건하게 만들었다”며 “외국 정상들과의 만남은 김정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등하게 국제적 존경을 받는 정치인으로 그려지도록 도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 이 초상화가 아버지, 할아버지의 초상화와 같이 계속 선전의 도구로 이용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