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장남 “중국은 자기 주제를 알아야”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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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의 손을 잡은 덩푸팡 회장.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개혁개방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전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의 영향력 있는 아들이 중국몽(中國夢)을 꿈꾸는 시진핑 정부를 겨냥해 “중국이 주제를 알아야 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鄧樸方‧72) 씨는 최근 장애인협회 모임에서 “우리는 사실로부터 진실을 찾고, 냉정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월 30일 보도했다.

이어 덩 씨는 중국 정부에 “협력적이고 상생적인 국제 환경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평화와 발전의 방향을 고수하고 협력적이고 윈윈하는 국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내부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것이다.”

덩 씨의 발언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강조하던 아버지 덩샤오핑을 떠올리게 한다. 덩샤오핑은 1980년대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길러라.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 오로지 내실을 채우고 실력을 닦아야 할 때다”라고 외쳤다. 이후 이 말은 30년간 중국 외교의 화두였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중국은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이번 연설은 덩푸팡 씨가 9월 16일 장애인연맹 명예회장에 재선된 직후 취임 연설에서 한 것이다. 덩 씨는 1968년 문화혁명 당시 폭도들을 피해 달아나다가 베이징대 건물에서 투신, 중상을 입고 휠체어를 탔다.

덩 씨는 중국 전역에서 잘 알려져 있으며, 공산당 엘리트인 1세대 혁명가의 아들과 딸들 사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 주석은 중국 혁명 1세대의 아들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싱크 탱크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의 중국 전문가 크리스토퍼 존슨 (Christopher Johnson)은 덩푸팡의 연설은 아버지의 유산을 보존하면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설은 토론을 장려하고 현 정책 노선을 질문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민주 중심주의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임이 분명하다”라면서도 “용감한 행위이지만, 엘리트 집단에서 일회성 이상인지 의심스럽다”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