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O! 50년 넘게 우리 땅 지켜온 ‘독도지킴이’

hwangjh@donga.com2018-10-2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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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도 사람, 독도를 지키겠다.
1965년부터 2018년까지. 평생을 독도지킴이로 일해온 김성도 씨가 지난 10월 21일 새벽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10월21일 별세한 김성도 씨. 사진=채널A 보도 화면 캡처
베트남 참전용사로 정부로부터 화랑무공훈장까지 받은 김 씨는 약 50년 전부터 우리 땅 독도에서 살아왔습니다. 지난 1965년, 독도 최초의 민간인 주민인 고(故) 최종덕 씨와 함께 직접 숙소를 짓고 조업을 하며 그의 독도 생활이 시작됐지요. 그리고 1987년 최 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의 독도 생활은 계속됐습니다.

1991년에는 제주도 출신 해녀인 아내 김신열(81) 씨와 독도로 주소지를 옮기며 대한민국 유이(有二)한 독도 주민이 됐습니다. 세계에 ‘독도는 한국 국민이 실 거주하고 있는 한국의 실효 영토’임을 알린 겁니다. “독도에서는 주민등록이 아내와 나 둘 뿐이다. 우리 한국에서는. 이거 하나 자랑이다”라고 인터뷰하며 아내와 웃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2007년에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의 이장에 임명됐습니다. 국가 공인 독도지킴이가 됐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하늘에서 바라본 독도. 동아일보DB
이후로도 독도를 지키기 위한 그의 활동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2013년 선착장에 ‘독도사랑카페’를 열고 기념품을 판매했습니다. 또 2014년에는 그 수익에 대한 부가가치세 19만3000원을 포항세무서에 납부하기도 했습니다. 독도 1호 사업자 자격으로 국세를 납부한 김 씨 덕분에 국제법상 독도에 대한 우리나라의 영유권을 강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가 생긴 겁니다. 그는 “우리 땅에서 내가 벌어서 세금을 내니까 굉장히 좋고 기쁘다”며 독도에 대한 애정을 보였습니다.

조업을 하고 기념품을 파는 것으로 생계가 대단히 넉넉해질만큼의 수익을 내는 건 아니었지만 김 씨는 독도지킴이이자 독도 주민으로서 스스로 정한 임무를 다해왔습니다.

독도의 일출. 동아일보DB
그리고 그의 뜻은 가족들과 우리 국민들을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 씨 별세 후 아내 김신열 씨는 우리나라에 단 한 명 남은 독도 주민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건강 문제로 홀로 독도 생활을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씨 부부의 딸과 사위가 주민등록을 옮겨 독도 주민이 되겠다고 나섰습니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뜻을 미력하게나마 이어보겠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독도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독도 명예주민증’을 발급받은 국민은 이미 올해 8월을 기준으로 4만 명이 넘었고요.

경북도에는 “독도에 거주하며 섬을 지키고 싶다”거나 “내가 독도로 가서 이장이 되겠다”는 문의도 쏟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계 유지나 의료 및 교육 시설 등 현실적 문제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김 씨 부부 역시 매달 경북도에서 제정한 독도 거주 민간인 지원 조례를 통한 100만원, 이장 수당 20만원, 국민건강보험의 독도명예이사장 수당 20만원 등 140만원을 받아왔지만 생계를 위해 조업과 기념품 판매 등을 병행해 왔습니다.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입니다. 김성도 씨가 평생의 업(業)으로 여겨온 ‘독도지킴이’라는 단어가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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