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가서 자!”… 숙제 찢어버린 아빠가 선생님에게 한 ‘일갈’

hwangjh@donga.com2018-10-18 19: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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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칭화 씨 페이스북 캡처
지나치게 많은 학교 숙제에 괴로워하는 초등학교 5학년 된 아들을 보다못해 교과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아버지가 있다.

대만에 거주하는 린칭화 씨는 지난 10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생님, 제 아들의 교과서와 숙제는 제가 찢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침대로 가서 자라고 말했어요. 죄송합니다”라는 글과 갈기갈기 찢긴 책 사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한 시화일보, 월드오브버즈 등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어느 날 새벽3시경, 늦게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한 린 씨는 아내의 문자를 받았다. “아들이 숙제를 다 못 끝냈다”는 문자였다.

당시 린 씨의 아내는 화장실을 가려고 거실로 나왔다가 아들 방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방 문 너머에는 책상에 앉아 졸음을 참으며 숙제를 하고 있는 아들이 있었다.

학교에서 내 준 숙제는 교과서 9쪽부터 30쪽까지, 총 22쪽의 글을 베끼라는 것이었다.

문자를 받은 린 씨는 급히 집으로 돌아와 아들의 방으로 가 “숙제 끝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니오’였다.

그러자 린 씨는 아들의 책을 빼앗아 찢어버리고 어서 자러 가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는 어린 아들이 아니라 린 씨 자신 같은 어른들도 다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행동이 화제가 되자 린 씨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아들은 숙제가 너무 많았다”며 가족들과 상의 후에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교과서를 베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충분한 수면은 무엇보다 중요한데다, 아들 나이에는 거부하는 법과 불합리한 일에 대해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아버지로서 도움을 준 것뿐이라고 밝혔다.



촬영을 좋아하고 달리기를 잘 하는 린 씨의 아들. 사진=린칭화 씨 페이스북 갈무리
이어 린 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사진촬영과 편집을 하고 육상경기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면서 그게 바로 아들의 특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학교의 주입식 교육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없애는지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한편 린 씨는 아들이 행복하게 크길 바라기 때문에 전학을 결정했다고 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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