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을 정식 직업으로 인정한 도시… 어디?

황지혜 기자
에디터 황지혜 기자||2018-10-11 17:29
서울 강동구청 옥상에 마련된 고양이 쉼터. 길고양이들 보살피거나 먹이를 주는 캣맘들이 이곳을 찾는다. 동아일보DB
동네 곳곳을 누비는 길고양이와 그들을 돌보는 캣맘(Cat Mom) 문제는 사회적 갈등이 된지 오래다.

“고양이도 소중한 생명”이라며 길에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거나 병들어 고통 받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들.

하지만 “밤새 창문 아래서 울어내는 고양이 소리에 소름이 끼친다. 잠도 설친다”, “고양이들이 집 마당이나 아이들 놀이터에 똥을 싸 놓는다”, “고양이들이 본네트를 긁어 놓는 통에 피해를 봤다”는 주민들은 길고양이와 그들의 개체 수를 늘리는 캣맘이 달가울리 없다. ‘캣맘 혐오’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까지 생겼을 정도다.

서울 강동구청 옥상에 마련된 고양이 쉼터. 길고양이들 보살피거나 먹이를 주는 캣맘들이 이곳을 찾는다. 동아일보DB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식적으로 길고양이 급식소나 화장실을 설치하며 생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캣맘들이 주민 거주공간과 떨어진 지정된 장소에서만 먹이를 준다면 자연히 길고양이로 인한 생활 피해도 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자체 차원에서 캣맘을 정식 직업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사진=로이터 보도 화면 갈무리
로이터의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주에 위치한 도시 젤레노그라츠크에서는 최근 ‘고양이 대장(cat chief)을 구한다’는 구인 공고를 냈다.

고양이 대장이 해야할 업무는 70마리의 집 없는 고양이를 돌보는 것으로, 러시아 판 캣맘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공고에 많은 고양이 애호가들이 지원한 것은 당연했다. 단 한 명을 채용하는 공고에 몰린 지원자는 약 80명. 80:1에 가까운 경쟁 끝에 스베틀라나 로구노바(Svetlana Logunova)라는 이름의 여성이 도시의 ‘공식 캣맘’이 됐다.

그는 초록색 재킷과 모자, 검은 나비넥타이를 입고 자신이 ‘공식적으로’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있음을 보증한다.

길고양이들을 돌보기 위해 배정된 한 달 예산은 5700루블(한화 약 9만8000원). 로구노바는 사비가 아닌 이 예산으로 길고양이들에게 먹일 사료와 물을 산다. 길고양이들을 쓰다듬거나 함께 놀아주는 것은 보너스다.

하지만 70마리의 길고양이를 한 사람이 전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로구노바 역시 “나 혼자서 모든 고양이들을 돌볼 수는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고양이들을 보살피려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