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탈감 조장” vs “개인의 권리” 페라리로 아들 등교시킨 中 아빠 논란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2018-10-11 17:02
사진=페라리 공식 홈페이지
중국 저장 성의 한 남성이 외제차로 아이를 등교시켰다가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따돌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0월 10일 SCMP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저장 성 항저우 시에 사는 남성 리(Li)씨는 부동산 개발로 부를 얻은 자산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로 약 6억 6000만원에 달하는 페라리 488 모델 차주인 그는 초등학생 아들을 매일 학교까지 태워다 주었습니다.

아침마다 값비싸 보이는 외제차에서 내리는 아들은 곧바로 주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리 씨는 “학부모들이 모이는 위챗(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비싼 스포츠카로 아이를 등교시키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 부당한 요구라고 생각해 거절하니 채팅방에서 강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담임 교사 역시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고 아이들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좋지 않으니 다른 차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씨는 학부모 채팅방에서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자식에게 좋은 것만 누리게 해 주고 싶을 뿐”이라며 “남이 슈퍼카를 모는 걸 보기만 해도 상처받는다면 그건 그 아이가 지나치게 예민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어 “내가 왜 여러분의 요구에 맞춰 주기 위해 차를 한 대 더 사야 합니까”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대체 여러분은 뭐가 문제입니까”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채팅방에서 쫓겨났습니다.

‘부자 아빠’ 리 씨의 주장은 곧 웨이보 등 SNS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정당하게 일해서 쌓은 부로 좋은 차를 사서 모는 게 뭐가 잘못됐냐며 리 씨를 옹호하는 이들과 아이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우선시한다면 굳이 부를 과시할 필요가 없다는 이들이 갑론을박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리 씨의 사례에서 보듯 중국의 빈부격차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16년 베이징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중국 인구 중 소득 상위 1%가 국가 전체 부(富)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소득 하위 25%는 고작 1%의 부만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불평등을 측정하는 척도인 지니 계수는 지난 2017년 0.465까지 올랐습니다.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가 0.4를 넘으면 사회적으로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도 중국과 사정이 아주 다르지는 않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시장소득 기준 한국의 지니계수는 0.401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