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꿀잼 ‘형사수첩’ 만드는 스리캅스… 방송 10개월 팟캐스트 인기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2018-10-11 11:30
경찰 팟캐스트 ‘형사수첩’을 제작하는 곽문준 경정(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심기수 경위(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10월 9일경찰청에서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 형사물 영화를 찍었던 이명세 감독(오른쪽)과 문현성 감독(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출연한 가운데 방송인 곽현화 씨(왼쪽)가 공동 진행자로 함께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현장 목소리 우리가 전하자” 뭉쳐… 형사가 직접출연 수사 뒷얘기 소개
진행-녹음-편집에 섭외까지 맡아
조회수 55만건… 정부-기관 2위에


한글날 휴일인 10월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2층에 위치한 33m²(약 10평) 남짓한 방송실. 청바지를 입은 곽문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협력대응계장(40·경정)은 마이크 앞에 앉아 대본을 고쳤다. 티셔츠 차림의 심기수 수사구조개혁단 경위(43)는 익숙한 듯 헤드폰을 썼다. 대본은 방송 연출자 출신인 이승은 종로경찰서 경사(40·여)가 주로 썼다. 이들은 10개월 전부터 진행·녹음·편집·섭외까지 모두 직접 꾸리는 팟캐스트 ‘형사수첩’ 제작진이다.

이날 진행된 형사수첩 녹음에는 형사물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를 연출한 이명세 감독(61)과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2017년)을 연출한 문현성 감독(38)이 출연했다. 이들은 모두 곽 계장이 개인적으로 섭외했다. 곽 계장이 재능기부로 동참한 방송인 곽현화 씨(37·여)와 함께 진행한 방송에서 이 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준비하면서 3개월 동안 인천 연수경찰서로 출근하던 일화 등 제작 비화를 구성지게 풀어냈다. 문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이선균 씨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현직 경찰 3명이 개인적으로 의기투합해 제작하는 형사수첩은 지난해(2017년)12월 첫 회를 녹음한 후 10개월 만에 조회수 55만 건을 돌파하며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서 정부·기관 2위에 올라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경찰을 다룬 영화 ‘범죄도시’가 인기를 끌자 “현장 경찰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방송을 해보자”며 뭉쳤다. 경찰청의 지원을 받지 않고 사비를 모아 마이크와 오디오 기기 등을 사서 방송을 진행했다. 심 경위는 “처음엔 개인 캠코더를 벽에 세워두고 소리만 녹음했을 만큼 열악했다”며 웃었다.

방송은 주로 굵직한 사건을 직접 해결한 형사들이 출연해 사건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전 경정이 영화 ‘암수살인’의 실제 범인을 만나 분석한 이야기, 대형 범죄를 수사하는 형사들의 개인적 징크스를 다룬 편이 인기가 높았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