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 전 세상 떠난 약혼자와 웨딩 촬영한 9월의 신부

황지혜 기자
에디터 황지혜 기자||2018-10-10 17:06
사진=Loving Life Photography 페이스북
신랑 신부가 가장 아름다워야 할 결혼식 날, 새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홀로 묘비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가슴 아픈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CBS, 호주뉴스닷컴 등 외신은 죽은 약혼자를 추억하며 웨딩 사진을 찍은 신부 제시카 패짓(Jessica Padgett·25)의 사연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은 패짓과 그의 약혼자 켄달 제임스 머피(Kendall James Murphy)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날이었다. 그리고 머피가 세상을 떠난 지 10여개월이 지난 어느 날이기도 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데이비스카운티에서 자원봉사 소방관으로 일하던 머피는 지난해 11월 10일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승객을 돕던 중 음주 상태로 차를 몰고 사고현장에 출동한 다른 자원봉사 소방관의 차에 치인 것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기소됐지만 머피는 사고를 당한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패짓의 결혼식과 두 사람이 함께 할 미래도 그렇게 사라졌다.

쉽사리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패짓에게 “결혼식 날 웨딩촬영을 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한 건 그의 어머니였다. 패짓도 고개를 끄덕였다.

29일, 웨딩드레스를 입은 패짓의 옆에는 머피 대신 머피의 부츠, 유니폼, 사진, 그리고 그의 묘비가 있었다. 친구와 양가 가족들도 자리해 특별한 결혼식을 함께 기념했다. 패짓은 중간중간 복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촬영 이후, 패짓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주(에 일어난 일들)은 내가 바랐던 것이 아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내가 특별하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었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내가 꿈꾸던 남자와 결혼하지는 못했지만 내 결혼식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지난 10월 5일 촬영 업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패짓의 웨딩 사진은 5일만에 3만회 가까이 공유됐으며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