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축구스타들, 한국계 공무원 폭행·인종차별...푸틴도 화났다

celsetta@donga.com2018-10-10 14: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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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린(좌)과 마마예프(우). 사진=ⓒGettyImages
한국계 남성을 폭행하며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인종차별적 폭언을 한 러시아 축구스타 두 명이 논란에 휩싸였다고 BBC등 외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크렘린 궁마저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유명 축구선수 알렉산드르 코코린(27·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과 파벨 마마예프(30·크라스노다르)는 10월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음식점에서 산업통상부 공무원인 데니스 박(Denis Pak)씨와 동료 세르게이 가이신(Sergei Gaisin)씨를 의자로 폭행하며 인종차별적 폭언을 퍼부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근처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박 씨를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한국계 러시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린과 마마예프가 난동 부리는 장면은 매장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식사 도중 불의의 공격을 당한 박 씨와 가이신 씨는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CCTV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축구 스타들이 공무원을 폭행하다니” “나라 망신”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일부는 영상 속 두 사람의 행동이 도무지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마약을 투약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는 두 사람을 ‘훌리건’이라 표현하며 “이들은 제니트 구단과 크라스노다르 구단의 영광스러운 이름뿐만 아니라 러시아 축구의 명예마저 더럽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동은 매우 엄하게 처벌받아야 한다. 훌리건들을 위해 내어 줄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둘의 소속 구단들도 “역겨운 행동”이라며 계약 해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스포츠 평론가 드미트리 구베르니예프는 “말하기조차 창피한 일”이라며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는국제축구연맹(FIFA)의 행보를 완전히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축구 간판스타 두 사람의 만행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귀에도 들어갔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크렘린 궁이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매우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코코린과 마마예프가 부적절한 행동을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년 전 유로 2016년 조별리그에서 러시아가 탈락한 직후 몬테카를로의 나이트클럽을 찾아 한화 3억 3000만 원(25만 8000유로)에 달하는 돈을 술값으로 탕진하며 호화 파티를 벌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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