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아 몰라’, ‘수요미식회’ 황당 게시판 폐쇄 이유

홍세영 기자
에디터 홍세영 기자||2018-10-04 17:52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대전 청년구단 편 중 ‘막걸리 테스트’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연일 논란인 가운데 황교익이 출연 중인 tvN ‘수요미식회’에도 비상이다. 원년멤버의 개인행동으로, 프로그램 존재가 흔들릴 위기다.

지난 10월 1일 황교익은 이미 자신의 의견을 게재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페이스북 계정에 ‘골목식당’ 대전 청년구단 편 중 ‘막걸리 테스트’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나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다.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 이 막걸리들을 챙겨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지 않나”라고 썼다.

그러면서 ‘사족’이라며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의 대박 떡볶이 가게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황교익은 방송(9월 12일 방송분)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칼럼니스트의 글만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자신이 적은 글이 외부로 퍼져 나갈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설전이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일부 누리꾼은 황교익에게 방송을 봤는지 물었다.

9월 12일 방송된 ‘골목식당’에서는 청년구단 가게들의 솔루션 진행 과정이 그려졌다. 그중에서도 백종원과 제작진이 준비한 전국 12개 지역 막걸리(청년구단 막걸리 가게 포함)를 맞히는 테스트가 진행됐다. 막걸리를 맛보고 어느 지역 막걸리인지 맞히고 맛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여기서 막걸리 가게 사장은 청년구단 대표다. ‘골목식당’ 솔루션을 신청한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지자체의 도움으로 운영되던 청년구단 식당들이 어려움에 처했고, 자신의 가게도 경영난을 겪어 솔루션을 희망한 것이다. 특히 청년구단 편 가게들은 ‘백종원의 푸드트럭’ 방송 당시부터 제작진 등에 연락을 해왔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하지만 황교익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내가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선해 가져오겠다. 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면서도 “방송은 보지 않았다. ‘이 기사’(한 칼럼니스트의 글)를 봤다. 기사에 방송 내용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보기를 해서 방송 봤다. 방송 보니 더 가관이었다”고 응수했다.

반면 제작진은 방송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 ‘골목식당’ 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대전 청년구단 편 막걸리 테스트는 촬영과 방송 과정에 있어서 문제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테스트 목적이 막걸리 맛을 정확하게 맞히는 게 아니라 여러 지역의 막걸리 맛을 비교해보자는 취지다. 그 자리에서 맛을 보고 느끼는 점을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방송에서도 맛을 맞히는 것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장사하는 방법, 기존 음식 맛에서의 변화, 개선점을 이야기하자는 취지다. 함께하는 솔루션이다. 문제를 맞히는 과정을 다루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물맛’ 논쟁에 대해서는 “그것 역시 ‘물맛’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보다는 누룩을 연구한 사장님에게 다른 방법을 권하는 하나의 방향이다. 맛의 변화는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물인데, 이를 제안해본 것인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제작진의 입장에도 황교익은 해당 방송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골목상권 살리자는 취지 이해 못 하는 사람 없다. 음식장사 아무렇게나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문제삼을 사람 없다. 이를 예능으로 다루어 흥미롭게 전달하자는 것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상식적인 상황을 연출하면 안 된다. 그 비상식적인 상황 연출이 출연자의 권위나 굴욕을 위한 것이면 더더욱 안 된다. 12종의 막걸리를 아무 정보 없이 맛만 보고 브랜드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상식적으로 살자”고 적었다.

이런 그의 주장에 누리꾼들은 과거 MBC ‘능력자들’ 막걸리 덕후 편을 꼽았다. 같은 예능프로그램이고 황교익의 주장처럼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그런데도 막걸리 덕후는 10개의 제품을 모두 맞혔다. 일부 제품은 시음도 하지 않은 채 시향으로만 제품을 알아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황교익은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매체가 온라인에서 제기된 그의 과거 발언을 보도하자, 언론 종사자들을 ‘쓰레기’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황교익은 ‘기자는 악플러’라고 주장했다.

또 3일 밤 장문의 글로 자신의 심경을 피력했다. 황교익은 “나는 음식 전문 작가다. 내 글과 말은 실명으로 공개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방송과 신문, 잡지, 포털 등이 내 공개 무대다. 내 말과 글은 따라서 내 전문 영역의 다른 작가와 연구자 등에게도 직접 전달된다.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내 말과 글이 오류투성이라는 것이다.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를 내버려뒀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 가짜 정보를 공식화하여 내 신뢰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 실명의 전문 작가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한 말과 글에 대해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라고 적었다.

대다수 누리꾼을 상대로, 언론 종사자들을 상대로 ‘종졸 수준’, ‘초딩’ 등을 언급한 황교익. 이런 개인행동은 그가 출연 중인 ‘수요미식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추석 연휴 직후인 9월27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갑작스러운 휴방을 전달한 ‘수요미식회’ 제작진. 사전 고지도 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휴방에는 대해 구체적인 설명 없이 “매주 수요일, 여러분의 미식 욕구를 채워준 ‘수요미식회’가 잠시 재충전 시간을 갖게 됐다. 11월, 더 새롭게 돌아올 ‘수요미식회’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사이 ‘황교익 사태’가 불거지면서 ‘수요미식회’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의 하차(퇴출)를 요구하는 글이 쇄도했다. 이런 분위기가 부담스러웠던 ‘수요미식회’ 측은 10월 3일 오전(개천절) 해당 게시판을 돌연 폐쇄했다. 사칭 안내 고지까지 있었던 제작진과 시청자 사이의 소통창구를 프로그램 측이 스스로 닫아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수요미식회’ 측은 “홈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 시청자 게시판 폐쇄는 그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황당한 입장이다. 재정비가 시청자 의견을 닫는 것인가. 내부에서도 황교익의 옳지 못한 지식 전달 태도로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시청자 의견을 받아 버리는 ‘수요미식회’다.

또 ‘황교익 하차’ 목소리가 높은 것에 따른 입장 문의에도 소극적이다. 다른 관계자들에게 내용을 우회적으로 전달해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다. ‘수요미식회’ 측은 “재정비 기간이다. 다각도로 재정비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시기다”며 “아직 방송 재개 시기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당장 어떤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장 논의를 할 수 없다라도 소통 창구를 받아버린 ‘수요미식회’의 행동을 시청자 대다수가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프로그램을 두고도 말이 많은 상황에서 사전 고지도 없는 제작진과 채널의 행동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아울러 이번 일에 대한 시작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황교익이 방송을 보지 않은 채 한 칼럼니스트의 글만 가지고 생각을 적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사람이 모두를 비판하고 평가할 자격은 없다. 물론 한 개인으로, 시청자로 의견을 게재할 수 있다. 다만, 황교익이 음식프로그램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패널이라는 점에서 방송을 보고 의견을 전달하는 게 순서다. 순서부터 잘못된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말을 귀 닫고 입 막는 행동은 옳지 않다. 설령 그의 말이 옳다고 해도 말이다. 먼저 다른 이들의 말에서 수용할 부분이 있으면 그를 인정하는 게 순서다. 그 뒤에 비평해도 늦지 않는다. 대다수가 공감하지 않는 주장을 ‘모두가 맞는 사실을 부정한다’는 식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야박한 비평가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그 말이 옳은 소리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는 알아야 한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황교익 자신이 방송을 보지 않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을 관철하는 데에서 시작됐음. 다 ‘남’탓이 아니라 자신도 일정 부분의 논란 아닌 논쟁에 책임이 있음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