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로 가득한 미용실의 정체는…

hwangjh@donga.com2018-09-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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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스테이트교도소 미용교실. 사진=투데이닷컴 보도화면
범죄자들이 수감되어 있는 교도소에서 ‘미용교실’이 열렸다.

최근 투데이닷컴 등 외신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밸리스테이트교도소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보도했다. 어설프게 수염을 다듬고 머리를 자르는 것이 아닌 속눈썹 미용과 매니큐어 등 손톱미용까지 가르치는 본격적인 미용교실이다.

원래 여성 수감자들을 위해 제공됐던 프로그램이었지만 2013년 남성 교도소로 바뀌면서 남성 수감자들도 미용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당초 참여자가 없으면 프로그램을 없애기로 생각했을 정도지만 지금은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다고 한다.

약 2년 반 정도의 과정을 거치고 시험을 통과해 미용자격증을 취득한 수감자는 현재까지 총 5명. 취득율은 100%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후안 브리주엘라(Juan Brizuela)는 가석방 후 현재 지역 내 유명 헤어살롱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다.

2급 살인 혐의로 15살에 처음 교도소에 들어온 브리주엘라는 22년의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11월 가석방됐다. “나는 감옥에서 자랐다”고 말하는 그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살롱 안팎에서 나를 지지해주는 긍정적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다”고 설명했다.

“이 행복을 믿을 수 없다“면서 자신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행복을 자신이 누리게 된 것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그의 고용주는 “모든 사람은 두 번째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다”며 수감자의 재사회화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카르멘 숀(분홍색 옷)이 미용교실을 열고 있다. 사진=투데이닷컴 보도화면
미용교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카르멘 숀(Carmen Shehorn)은 “몇몇 수감자들은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배우고, 공부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그들 눈 속의 차가움이 부드럽게 변하는 걸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브리주엘라는 미용교실의 학생(이자 수감자)들에게 숀이 선생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어머니처럼 생각했다”고 말하며 미용교실에서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더 의미있었던 것은 이 같은 관계에서 “스스로와 삶, 그리고 사람이 타인과 어떻게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해 배웠던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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