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에 세상 떠날까… 암투병 2살 꼬마 위한 ‘9월의 크리스마스’

황지혜 기자
에디터 황지혜 기자|
사진=팀 브로디 페이스북 그룹
미국 한 마을에 조금 이른 ‘9월의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2살배기를 위해서다.

지난 9월12일 CBS, WKRC 등 외신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교외의 콜레인타운십의 몇몇 가구에 벌써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브로디 알렌(Brody Allen·2)를 응원하겠다는 이유다.

브로디는 올해 5월 암 진단을 받았다. 2살배기 어린 아이에게 내려진 의사의 “뇌종양” 선고에 가족들은 절망에 빠졌다.

몇 개월간 항암치료를 해봤지만 차도는 없었다. 병은 오히려 악화됐다.
사진=팀 브로디 페이스북 그룹
결국 브로디는 지난 8월4일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가족들은 남은 시간이 2개월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브로디는 걸을 수도 왼 팔을 쓸 수도 없는 상태다.

아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어머니 시로 알렌(Shilo Allen)은 브로디의 일상을 기록해 오던 페이스북 그룹 ‘팀 브로디’에 집 주소와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내달라는 글을 올렸다.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브로디가 12월25일에 찾아올 크리스마스를 보지 못하고 떠나게 될까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사진=시로 알렌 페이스북, 팀 브로디 페이스북 그룹
이내 브로디의 집으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배달되기 시작했다. 팀브로디에는 “브로디가 첫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고 무척 신나했다”는 가족들의 글이 올라왔다. 마당에, 지붕 위에, 현관문에, 하나 둘씩 늘어가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이웃들도 장식을 건네고 또 각자의 집을 꾸미며 함께 9월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팀브로디에도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치는 누리꾼들이 늘어났다. “디즈니랜드 여행을 시켜주고 싶다” “장난감 선물을 보내주고 싶다”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시로는 일찍 찾아온 크리스마스에 브로디가 “와우” “오” “산타”를 외치며 연신 즐거워했다고 말한 뒤 웃었다. “정말 대단하다. 우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브로디를 위해 선물을 보내준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시로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웃집 친구들과 얼굴을 알지 못하는 온라인 이웃들의 온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브로디의 집으로 배달되고 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