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주말할증’ 그런게 있었어? 道公만 웃었다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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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혼잡 줄인다며 요금 5% 할증… 국민 77%가 제도 존재조차 몰라
평일대비 교통량 1.4%P 감소 그쳐… 도로公은 6년간 약2200억 추가수입
“주 52시간 시대 역행” 폐지 목소리

주말과 공휴일에 차량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평일 통행요금의 5%를 추가로 낸다. 한국도로공사는 주말·공휴일 고속도로의 혼잡을 줄이고 차량 운행을 평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2011년 말 주말할증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상당수 운전자가 주말할증제 자체를 모르고 있고 실제로 차량 분산 효과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주말할증제 도입 이후 6년여 동안 약 2200억 원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주말할증제가 주말 교통량은 못 줄이고 도로공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할증제 시행 후 통행량 분산 효과 미미

2011년 12월 도입된 주말할증제는 토·일요일, 공휴일 오전 7시∼오후 9시에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나는 1종 차량(승용차, 16인승 이하 승합차, 2.5t 미만 화물차)에 대해 평일보다 5% 비싼 통행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문제는 도입 취지와 달리 주말 교통량을 평일로 분산하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

본보가 입수한 도로공사의 교통량 집계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는 평일 대비 주말·공휴일 교통량 비율이 108.8%였다. 평일 하루 100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했다면 주말과 공휴일에는 하루 108.8대 정도였다는 뜻이다. 그런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2∼2017년 평일 대비 주말·공휴일 교통량 비율은 106.7∼108.2%로 평균 107.4%였다. 2011년에 비해 1.4%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 것이다.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운전자들이 할증제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신문고에 ‘주말 할증제 폐지’ 민원이 잇따르자 올해 3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 208명 가운데 160명(76.9%)이 ‘주말·공휴일 할증제를 모른다’고 답했다.

직장인 손모 씨(29)는 “할증제가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주말에 고속도로에 나가면 통행 차량이 많아 불편을 겪는데 돈까지 더 내라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요금소의 한 직원은 “하이패스 차량 운전자가 요금고지서를 확인한 뒤 ‘왜 평일과 요금이 다르냐’고 항의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도로공사는 할증료 수입으로 △2012년 327억 △2013년 343억 원 △2014년 363억 원 △2015년 370억 원 △2016년 380억 원 △2017년 379억 원 등 총 2189억 원을 벌었다.

○ “주 52시간 시대에 맞지 않는 발상”
국민신문고에는 고속도로 할증제 폐지를 요구하는 민원이 최근 5년간 212건 접수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20여 건의 폐지 요청 글이 올라와 있다. 올해 3월 권익위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90.4%(188명)가 ‘교통량 분산 효과가 없다’고 답했고 86.5%(180명)는 ‘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주말 여가활동을 장려하는 상황에서 주말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 추가 요금을 물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내여행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할증제를 없애 달라’ ‘평일 내내 일하고 주말에 나들이하는 서민을 고려해 달라’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도로공사 측은 “할증료를 폐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주말 할증을 하는 대신 평일 출퇴근시간대 고속도로 이용자에겐 통행료를 깎아주고 있다”며 “다만 주말 할증제에 대한 홍보는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