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에 발길질한 日우익… 대만서 ‘분노의 시위’ 발발

hwangjh@donga.com2018-09-11 14: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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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내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발길질을 한 일본 우익인사가 대만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6일 일본 우익단체인 위안부 진상 국민운동 조직의 후지이 미쓰히코 대표가 발길질의 주범이라고 보도했다.

미쓰히코는 대만 내 첫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와 철거 요구를 위해 우익단체 16곳과 함께 대만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쓰히코와 단체 관계자들은 타이난시 국민당 지부를 방문, 대만에 설치된 첫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했다.

사건은 항의 방문을 끝낸 이후에 발생했다. 미쓰히코는 거리에 설치된 소녀상에 접근해 발로 걷어차는 동작을 취했다. 현장 근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촬영된 해당 장면은 이내 온라인에 전파됐다.

국민당 사무국 측은 해당 사건을 ‘굴욕적’인 것으로 묘사했다. 타이난 시의원이자 국민당 사무국 소속의 Hsieh Lung-chieh은 “이곳에 와서 대만인들의 존엄성을 짓밟고 (일본에 의해) 강요 받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후지 미쓰히코의) 행동을 용납할 수도 참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커졌다. 온라인에서의 공분은 물론이고, 오프라인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10일 국민당 타이난시의회 의원 및 100여개 시민단체 회원들은 타이베이시 일본대만교류협회 건물 앞에 모여 대규모 항의 집회를 벌였다. 계란을 투척하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미쓰히코가 소녀상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기 전까지는 출국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도 요구했다.

한편 해당 소녀상은 지난 8월 14일 국제 위안부 기림의 날을 맞아 현지 협회와 대만 국민당이 국민당 타이난시 지부가 소유한 부지에 설치됐다. 당시 제막식 행사에는 일본에 꾸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해왔던 마잉주 전 대만 총통도 참석했다.

대만 정부에 신고된 위안부 피해자는 58명이며 현재 2명만이 생존해있는 상황이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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