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집에 들어가 흑인 집주인 살해한 백인 경찰

phoebe@donga.com2018-09-11 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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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인을 살해한 앰버 가이거 경관
자신의 아파트로 오인하고 윗집에 들어갔다가 흑인 집주인을 총으로 쏴서 살해한 미국 댈러스 백인 경찰관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고 CNN, 폭스 뉴스 등이 9월 10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앰버 가이거(Amber Guyger‧30) 경관은 무고한 청년 보덤 진(Botham Jean‧26) 씨를 살해한 혐의로 9일 저녁 카우프만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수사관들은 댈러스 경찰서의 4년 차 베테랑이 가이거 경관이 진 씨를 6일 오후 10시경 쐈다고 전했습니다. 교대 근무를 마친 가이거 경관은 자신의 아파트 ‘사우스 사이드 플래츠’ 로 귀가했고, 엉뚱한 집에 들어가 집주인을 쏜 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집으로 착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억울하게 숨진 시민 보덤 진 씨
진술서에 따르면, 가이거 경관은 집안이 어두웠고 고인의 실루엣만 보였는데, 그를 침입자인 줄 오인하고 총으로 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술서에 따르면, 가이거는 총을 쏘기 전까지 집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습니다. 총을 쏜 후 현관에 갔다가 남의 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가이어 경관의 아파트는 진 씨의 아파트 바로 아래층입니다. 진 씨가 총에 맞기 전에 뭐라고 말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댈러스 경찰에 따르면 가이거 경관은 2017년 5월에서 또 다른 총격 사건에 연루됐으나 기소되진 않았습니다.

유가족들은 경찰이 비무장한 시민에게 다짜고짜 총부터 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가해자인 가이거 경관이 총기 난사 이후 며칠 동안 기소되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는 등 호의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 씨의 모친이자 세인트 루시아(St. Lucia)의 교육부 전임 사무총장인 앨리슨(Allison Jean) 씨는 언론에 “우리 아들이 백인이었다면 달라졌을까요? 그 여자가 다르게 반응했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사건 현장. 출처=구글
진 씨는 2016년 하딩 대학교에서 회계 및 경영정보시스템 학위를 받고 졸업한 후 텍사스의 감사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 사무실에서 위험 보증 담당자로 일했습니다. 생전 교회에서 성가대를 하는 등 봉사활동을 즐겼다고 합니다.

U. 르네 할(U. Renee Hall) 댈러스 경찰서장은 가이거 경관이 당시 음주를 했거나 마약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혈액을 채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사관들은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진 씨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10일 약 200명의 군중이 댈러스 경찰청 본부 밖에 모였습니다.

댈러스 카운티 지방 검찰청 페이스 존슨(Faith Johnson) 검사는 가이거 경관에 대한 과실 치사 혐의는 대배심에 사건을 제시할 때 살인혐의 등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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