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 죽어가기 전에…” 어망 낀 상어 구해준 다이버

hwangjh@donga.com2018-08-21 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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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 캡처
턱에 걸린 어망 때문에 괴로워하는 상어를 구해준 다이버들이 박수를 받고 있다.

호주 바이런베이의 아름다운 바다에서 다이빙 센터를 운영하는 이나키(Inaki Aizpun)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다이빙을 즐기던 이나키와 동료가 턱에 어망을 매단 채로 헤엄치고 있는 상어를 발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나키는 영상을 통해 이 상어가 길이 2m 정도의 청새리상어(grey nurse shark)라고 밝혔다. 그들은 상어의 턱 부분에 긴 어망이 끼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어망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이 이 상어를 기다릴 것”이라며 “내가 상어를 도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 캡처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상어의 곁에 다가가는 건 숙련된 다이버인 이나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상어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맞서 싸웠다”고 말한 뒤 어망을 빼내기 위해 어망에서 빠져나온 긴 끈을 잡아 당겼다고 당시의 구조 과정을 설명했다.

상어는 어망을 빼내려는 듯 맹렬히 움직였고, 이나키는 두 번의 시도 끝에 어망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상어는 자유를 되찾고 유유히 사라졌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나키는 “몇 초가 흐른 뒤 상어가 다른 상어와 함께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치 고맙다고 말하듯 내 눈을 바라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어망이 해양생물들을 무분별하게 살해한다고 경고하면서 “바다에서 어망을 사용하는 걸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호소에 해양환경 보호단체도 이나키의 영상을 공유하며 힘을 보탰다. 1977년 창립해 전세계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시셰퍼드 글로벌(Sea Shepherd Global)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된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3만2000회 이상 재생되며 큰 공감을 얻었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도 이나키의 영상을 보도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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