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반기 든 연예인들의 눈물

hwangjh@donga.com2018-08-19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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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저처럼 살 빼지 마세요
얼마 전 세계적 모델 최소라가 자신의 SNS에 남긴 다이어트 관련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큰 키, 늘씬한 몸매를 부러워하는 많은 이들이 건네는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는데요. 자신의 몸매 관리 비법을 소개하고 끝낼 수도 있었던 질문에 그는 ‘다이어트 때문에 몸까지 아파진다’는 직설적이고 충격적인 대답을 내놨습니다.

사진=최소라 인스타그램
179cm라는 큰 키, 하지만 최소라의 몸무게는 고작 47kg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는 “패션위크 때 정말 단 한끼도 먹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패션위크가 4주 이상의 기간 동안 열리는 걸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심한 다이어트는 몸에 절대 좋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자신의 경우엔 면역력이 약해지고,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며, 몸이 건조해질 뿐 아니라 스트레스성 장염과 입안 곳곳의 상처도 생긴다고 말합니다. 또 당연히 힘도 없고 툭하면 쓰러지기 일쑤라고 밝혔죠.

패션위크가 끝난 후에야 조금씩 음식물을 섭취하며 몸 상태를 회복시키지만 “몸이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절대 굶지 말고 많이 움직이라”며 “다이어트는 길게 잡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소하는 자신이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고 일반인이 아니”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필수일 뿐,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처럼 살을 빼지 말라는 조언도 더했습니다.

최근 여성 연예인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시각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무조건 날씬하고 예쁘기 위한 과도한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강요 받던 시절은 가고 건강과 행복, 그리고 몸무게로부터의 자유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죠. 방금 이야기한 최소라의 경우 역시 무모한 다이어트 보다는 건강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입니다.

JTBC ‘히든싱어5’ 방송 화면
지난 5일에는 가수 에일리가 JTBC ‘히든싱어5’에 출연해 과거 다이어트 때문에 힘들었다는 고백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난 노래를 하는 가수인데, 무대에 서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을 빼야) 하는 것이 슬펐다”고 말한 것인데요. 그는 “체중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하게 가창력도 줄더라”며 “마른 몸매로 노래하면 제 100%를 못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49kg~50kg였을 때는 보기엔 좋았을지 몰라도 가장 우울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에일리.
지금은 건강한 몸매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는 에일리지만 과거엔 “살 쪘다”고 비난하는 일부 대중의 시선 앞에서 어쩔 수 없이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야만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하루에 500칼로리씩 먹으며 살을 뺀 에일리의 날씬한 모습에 많은 대중들이 열광했죠. ‘에일리 다이어트’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에일리는 다이어트 대신 자신의 ‘노래’를 택했습니다. “(살 쪘다는 이야기는) 이젠 신경 안 쓰기로 했다. 지금 너무 행복하고 내 노래에 만족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누구나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사는 이야기도 다시 전해주었습니다.

오마이걸 前 멤버 진이. 동아닷컴DB
그 밖에도 수많은 배우, 가수, 아이돌 등 연예인들이 ‘성공적인 컴백’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 진이가 거식증을 호소하며 활동을 중단한 끝에 팀에서 탈퇴했습니다. 그는 '통통하다'는 악플 때문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 거식증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여성 연예인의 예만 들었지만 요즘은 남성 연예인들도 다이어트 피로를 호소하곤 합니다.

사실 국외에서도 이런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답을 찾아 행동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2017년부터 ‘마른 모델 퇴출법’을 시행하고 있는 프랑스가 좋은 예입니다. 마른 몸에 대한 강요와 집착 탓에 거식증으로 고통 받다 2010년 사망한 모델 이사벨 카로의 죽음이 방아쇠가 됐습니다. 그 결과 프랑스의 루이뷔통, 구찌, 디올 같은 패션 기업들은 44, 34 사이즈 미만의 너무 마른 남녀 모델은 런웨이에 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BMI 지수가 포함된 건강진단서도 2년마다 제출한다고 하네요. 스페인과 이스라엘에서도 BMI 지수를 기준으로 너무 마른 모델들을 퇴출 시킵니다. 물론 ‘모델’이라는 직업상 일반인 보다는 더 마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요.

이제 그들의, 우리의 직업에 ‘과도한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것일지 더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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