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다 똑같이 사랑한다’는 엄마의 말, 거짓일 수도”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2018-08-10 16:15
사진=Youtube 'TEDx Talks'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는 하지만, 개중 특별히 더 아픈 손가락은 있지 않을까요? 미국 퍼듀대학교 사회과학 교수 질 쉬터(Jill Suitor)는 ‘너희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단다’는 엄마의 말이 선의의 거짓말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쉬터 교수는 동료 학자인 칼 필머 코넬대 교수와 함께 20여 년 간 부모자식간 애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그 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어머니는 여러 자식들 중 특별히 좋아하는 자식이 따로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쉬터 교수 연구팀은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성인 자녀를 둔 65세에서 75세 사이의 어머니들 55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어머니들은 특별히 더 좋아하는 자녀가 있느냐는 물음에 “내 아이들을 다 사랑한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아이에게 더 정이 간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7~8년이 지난 뒤 연구진이 다시 어머니들을 찾아갔을 때도 ‘제일 정이 가는 자녀’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들이 조금 더 예뻐하는 자식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들은 대체로 아들보다는 딸에게 더 강한 애착을 느꼈으며 자신과 가치관이 비슷한 자녀, 막내아이, 그리고 ‘사고뭉치’에게 더 큰 애정을 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쉬터 교수는 “하버드에 갈 거라 기대했던 아이가 하버드 대신 다른 국립대에 갔을 경우와 고등학교만 무사히 졸업해도 감지덕지일 정도로 사고뭉치였던 아이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2년제 대학교에 진학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어머니는 두 번째 아이를 더 자랑스러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모범 자녀’라고 해서 어머니의 관심을 더 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어머니들의 가치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니는 남자 A씨가 있을 경우 안정성과 성실성을 중시하는 어머니라면 ‘우리 아들은 한 곳에서 진득하게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 다닌다. 뭔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여길 것입니다. 반면 모험심과 도전을 중시하는 어머니라면 A씨를 후하게 평가할 것입니다. ‘내가 부족해서 어머니가 나보다 내 형제를 더 사랑하는 게 아닐까’라고 자책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쉬터 교수는 “편애는 성인 자녀들에게도 갈등을 유발한다. 형제자매를 경쟁자로 여기지 말고 동등한 친구관계로 여긴다면 인생에 든든한 버팀목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