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길’ 제주 비자림의 삼나무들은 왜 잘려나갔나

황지혜 기자
에디터 황지혜 기자||2018-08-10 16:01
베어져 나간 삼나무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9일 제주시 비자림로 삼나무숲 가로수 나무들이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잘려져 쌓여 있다. 제주도는 이 곳 약 3km 구간을 2차로에서 4차로로 넓혀 교통혼잡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2018.8.9/뉴스1
‘전국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됐던 제주 비자림로를 신음하게 했던 벌목 논란이 ‘공사 잠정 중단’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공사 계획이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어서 계속된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오전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기자회견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무기한 공사를 중단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제주도는 앞서 비자림로의 확장·포장 공사를 위해 비자림로 삼나무숲의 나무를 벌목해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당초 도에서 벌목하려던 삼나무는 총 2160그루. 공사는 지난 2일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915그루가 벌목됐다. 도는 교통 편의와 농수산물 수송에 따른 물류 비용 절감, 지역 균형 발전, 지역 주민 숙원 사업 해결 등을 이유로 기존의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벌목에 반대하는 이들은 ‘환경을 훼손하는 도로 확장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해당 구간) 교통량이 최근 증가하기는 했지만 정체되는 구간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의 지역 주민들 의견을 들어보더라도 확장 필요성이 있다고 얘기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도의 발표에 대해서도 “무리한 주장이라고 본다”고 일갈했다. 더불어 도가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환경부 권고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문제에 대한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10일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20건이 훌쩍 넘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그 중에는 약2만5000명의 지지를 받은 청원 글도 있다.

이 같은 논란에 안 부지사는 “이번 공사로 삼나무림 일부가 도로 확장 구간에 포함돼 불가피하게 훼손됐다. 도민과 관광객들로부터 경관 훼손 논란을 불러오게 돼 유감을 표한다”며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 및 포장 공사의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안 부지사는 “앞으로 제주도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삼나무림 훼손 최소화 방안 등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말로 공사 계획이 완전 철회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는 이미 공사에 포함되는 사유지의 75%에 대해 토지 보상을 마친 상태로 무조건적인 백지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