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부, '종교적 믿음' 탓에 딸 영양실조로 죽게 방치한 혐의

hwangjh@donga.com2018-08-10 1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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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혐의에 대해 들으며 놀라고 울먹이는 웰치, 푸사리 부부. 관련 보도 영상 캡처
‘종교적 이유’로 치료와 약을 거부해 딸을 죽게 만든 부모가 중죄 모살(강도 등 중죄를 범한 순간, 살의 없이 범한 살인)과 1급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더선 등 외신은 미국 미시간주 솔론 타운십의 한 농장에 거주하는 세스 웰치(Seth Welch·27)와 타티아나 푸사리(Tatiana Fusari·27)가 10개월 된 딸 메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난 6일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농장에서 메리를 포함한 세 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다.

지난 2일 웰치는 911에 딸이 침대에서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부검을 통해 밝혀진 사인은 영양실조와 탈수.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일주일 전부터 딸이 마르고 체중이 줄어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경찰 측은 “부부는 아동보호기관(Child Protective Services)이 딸을 부부로부터 분리시킬 것이라는 두려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 부족, 그리고 종교적 이유들 때문에 의료 기관을 찾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평소 의사들을 ‘의학 광신 종교 집단(medical cult)의 사제들’이라고 묘사하고 “의로운 이들은 신앙에 따라 살 것”이라고 말하면서 꾸준히 의학에 대한 불신과 종교적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딸 메리의 사망 뒤 부부는 자신들의 신념이 그릇된 것이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웰치는 딸의 사망에 대해 “아내와 나는 최악의 부모”라고 자책하며 나머지 자녀들을 조부모 댁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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