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꺼리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2018-08-10 10:53
2016년 국가필수접종사업에 포함된 자궁경부암 무료 백신의 접종률이 지금까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과 홍보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의 자궁경부암 백신 평균 접종률은 49.1%다. 충남 청양군은 대상자 165명 중 146명이 접종해 88.5%로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접종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강원 화천군의 접종률은 33.3%로 전국 꼴찌였다.

자궁경부암 무료 백신 접종 대상자는 12세 여성 청소년(2005년 1월 1일생∼2006년 12월 31일생)으로 총 2회 접종비용(최대 36만 원)을 국가가 지원한다. 국내에선 매년 3500여 명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해 이 중 900여 명이 사망한다. 백신을 맞으면 70% 예방 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서울 지역의 평균 접종률이 45.1%에 그치는 등 도심 지역일수록 오히려 외면 받는 건 백신에 대한 불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시 뇌손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일본의 연구 결과가 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최근 일본 연구진은 방법상 문제가 있었다며 이 논문을 철회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산희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A형 간염 백신만큼 안전하다”며 “산부인과종양학회에서도 암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일대일 설득을 통해 접종률을 높이고 있지만 접종 대상자가 많은 도심에선 이마저 녹록지 않다. 전국에서 접종률이 가장 높은 청양군의 보건의료원 박희순 예방의약팀장은 “학생과 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안내하면서 접종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홍보와 안내가 절실한 이유다.

질병관리본부 공인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면 학교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과 중요성을 알려주는 게 필요한데, 아직까지 이런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고 부모를 설득하면 접종률을 빠른 시간 안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