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집단폭행 가해자, 사건 다음날 SNS에 “날씨 좋다” 셀카 게재 논란

toystory@donga.com2018-08-10 10: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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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 캡처.
전남 순천에서 음주·무면허 운전을 하던 20대 운전자와 그 일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을 무차별 폭행하고 말리는 택시기사까지 위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가해자 한 명이 폭행 다음날 SNS에 '날씨 좋다'라며 태연하게 사진을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에서 피해자 가족은 "제 동생이 묻지마 집단 폭행을 당했다. 5월 28일 새벽 2시40분 회식을 끝내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동생에게 신호 위반하여 진입하던 차가 동생이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면서,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가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고 밀쳤고 동생이 112에 신고하려고 휴대폰을 누르는 순간 뒷좌석에서 내린 남자가 발로 걸어 넘어트렸다. 그 순간 동생은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쓰러져 있는 제 동생의 얼굴과 머리를 주먹과 발로 집중적으로 때렸다. 동생이 잠깐 정신을 차리니 계속 얼굴을 폭행하고 있었고 자기는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나가던 택시 기사분이 말리자 그분도 때리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가족은 "연락을 받고 응급실에 도착하니 동생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물의 모습이었다. 눈, 코, 입 어느 한 군데 성한 데가 없었다. 눈 안쪽에 출혈이 있어 뇌출혈이나 눈 신경 손상이 의심되어 대학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최악의 환자라고 할 만큼 코뼈는 조각조각이 나있었다"라고 부상 정도를 전했다.

경찰은 사건 사흘 후 가해자인 A 씨(29)와 B 씨(29)를 긴급 체포해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은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해자 두 명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 중 한 명은 순천시내 조직폭력단체에 가입돼 있는 사람이다"라며 "가해자 한 명은 폭행 사건 다음날 SNS에 본인의 셀카를 올렸고 재판정에서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SBS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다음날 가해자 중 한 명은 '날씨 좋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셀카 사진을 올렸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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