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돈줄 거머쥔 유대인…13세부터 돈 굴리는 그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13세에 돈을 배우는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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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은 여러 면에서 좀 독특하다. 역사 문화 종교 등등. 우리 민족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인구로 세계의 돈줄을 거머쥐고 노벨상의 20∼30%를 받는다. 그래선지 ‘독특’이란 단어만으로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정치적 정서적 호감 여부를 떠나 유대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큰 궁금증 중 하나가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과 성공이다. 그 뿌리는 어디일까. 많은 설명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르미츠바(Bar Mitzvah)’라는 성인식이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식을 모르면 유대인을 모르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유대인은 13세 때 성인식을 한다. 바르미츠바는 히브리어로 ‘계명에 따라 사는 자녀’라는 뜻. 성인식을 마치면 종교적으로 책임 있는 성인이 된다. 1년가량 준비해 13세 생일에 성대한 의식을 치른다. 결혼식과 함께 일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 중 하나다.

흥미로운 것은 성인식에 하객을 초청하고 축의금을 받는다. 부모의 친구나 친지들도 대부분 축의금을 낸다. 할아버지나 할머니 등 가까운 친척들은 이때 유산을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적지 않은 돈을 건넨다. 빈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뉴욕 중산층을 기준으로 하면 성인식 때 평균 4만∼5만 달러(4000만∼5000만 원) 정도 들어온다고 한다.

이 돈은 온전히 주인공 몫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에 예금을 해놓고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다. 성인이 된 만큼 이제 자기 책임 아래 돈을 굴리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을 중시하는 유대인들은 매일 저녁 가족들이 함께 식사한다.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투자 방향’은 물론이고 경제 이슈나 진로 문제 등을 상의한다. 가정 중심의 전형적인 ‘청소년 경제 및 진로 교육’이다. 이런 교육 덕에 20대 초반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면 나름대로 쏠쏠한 종잣돈은 물론이고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까지 터득하게 된다.

유대인들은 수천 년 유랑생활을 하면서 ‘세상살이에는 돈이 최고(money talks)’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깨달았다. 생짜배기로 돈 벌기는 쉽지 않지만 종잣돈을 갖고 출발하면 그만큼 여유가 있다. 성인식은 사회적인 부조 형태로 어린 시절에 종잣돈을 마련해 주는 관습이다. 그러니 성인식에는 유대인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담겨 있는 셈이다.

돈과 경제 감각이 있는 유대인 청년은 어떤 직업을 선호할까. 안정적인 금융이나 변호사 의사 등도 있지만 요즘 최고 엘리트들은 역시 창업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창업한 해는 2004년. 불과 20세였다. 친구 사이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공동 창업할 때 나이도 25세.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젊은 창업자들의 주류가 유대인이고, 이스라엘이 ‘창업 국가’로 거듭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창업은 패기 있는 청년들이 도전할 만한 영역이다. 다만 자금 확보 능력이나 경제 감각 등 ‘기초체력’을 철저히 다져야 한다.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육동인 강원대 초빙교수·직업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