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가치’ 연구용 농작물 훔치다 딱 걸린 할머니, 그저 웃음만…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사진=SCMP
중국 후난 성 후난 농업대학교 학생들은 수 억 원 대 가치를 지닌 연구용 농작물이 사라지는 것이 큰 고민이었습니다. 신품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데는 큰 돈이 필요한데, 수확기까지 다 키워 놓은 열매들은 높은 확률로 ‘실종’ 됐습니다.

농작물 실종사건의 범인은 마을 주민들이었습니다. 현지 언론은 7월 9일 학생들이 직접 작물 도둑을 붙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사람들이 밭에 들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학생들이 뛰쳐나가 보니 마을 주민들 여러 명이 밭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대량의 짐을 실을 작정을 한 듯 아예 삼륜차까지 끌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작물 도둑 중에는 80세는 족히 넘어 보이는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큼직한 자루에 옥수수를 담던 할머니는 학생들이 ‘연구하려고 키운 거다. 이렇게 맘대로 가져가시면 안 된다’고 제지하자 멋쩍은 미소를 머금고 민망해 했습니다.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 덕에 할머니가 딴 옥수수는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일찌감치 도망간 마을 사람들은 붙잡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연구용 농작물 도난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다며 멋대로 밭에 들어와서는 작물 서리까지 덤으로 해 간다는 것입니다.

작물 서리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후난 농업대학교는 지역 정부에 공식적으로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 학생은 “이 농작물들은 수백만 위안(수 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계속 작물을 도둑맞으면 연구를 계속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불안해 했습니다. 실제로 졸업논문 연구주제로 삼은 작물을 거의 다 도둑맞는 바람에 졸업 못 할 위기에 처한 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