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트코인 급등은 “시세 조작 때문” 충격 리포트

phoebe@donga.com2018-06-14 17:42:40
공유하기 닫기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지난해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2000만원을 넘길 정도로 급등한 배경에 “시세 조작”이 있었다는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소식에 6월 14일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700만원 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텍사스 대학의 존 M 그리핀(JOHN M. GRIFFIN) 텍사스대 금융학 교수는 66페이지에 달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통화의 가격 상승 중 적어도 절반은 작전 세력의 가격 조작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비트코인과 테더(미국 달러화 가치에 연동되는 가상통화)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약 25억 개의 테더의 시장 유입과 가상통화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그리핀 교수는 “테더가 비트코인 가격을 안정시키고 조작하는 용도로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테더가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최소 절반 이상은 담당했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원래 테더는 1테더가 발행될 때마다 제휴 은행에 1달러를 예치해 지급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이 때문에 외국 가상통화 거래소에서는 현금 대신 테더로 가상통화를 거래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테더는 최대 2억 개씩 발행됐는데, 이는 대부분 홍콩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로 옮겨져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 올리는 데 사용됐습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절반 이상은 비트피넥스에서 다른 거래소로 테더가 흘러간 후 몇 시간 안에 발생하는 패턴이 발생했습니다. 즉,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 테더가 발행되고 → 비트피넥스를 통해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통화로 교환되는 패턴이 일정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테더를 발행하는 테더홀딩스와 비트피넥스는 사실상 같은 회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네덜란드 출신 얀 루도비쿠스 반 데르 벨데라는 인물로 두 회사 모두 회사 소개 공식 웹사이트도 없을 정도로 은밀하게 운영돼 왔습니다.

연구진들은 비트피넥스가 가격 조작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이메일이나 문서를 확보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백만 건의 거래 기록에 의존해 패턴을 찾아냈습니다. 그리핀 교수는 가상통화 산업을 비롯해 금융사기 사건을 적발하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얀 루도비쿠스 반 데르 벨데 최고경영자는 이메일 성명에서 “비트피넥스와 테더를 어떤 형태의 시장 개입이나 시세 조작을 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지만,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미 법무부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가상통화 가격이 조작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CFTC는 테더와 비트파이넥스에 소환장을 보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