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대신 ‘정반대’ 대서양 가로지른 트럼프, 왜?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그리스서 급유… 20시간 30분 걸려
태평양 항로와 거리 비슷하지만 비상시 유럽軍기지 활용 등 장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가기 위해 택한 비행 항로는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북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가로지르는 경로였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올 때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경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정반대 경로를 이용한 것.

6월 10일(이하 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9일 오전 11시 50분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퀘벡주 바고빌 공군기지를 출발했다. 에어포스원은 북아메리카 대륙을 건너 태평양 상공을 가로지르는 대신 퀘벡 동쪽으로 빠져 북대서양으로 향했다. 아일랜드 남쪽 바다, 영국 런던 등을 거친 에어포스원은 10일 오전 3시 7분경 약 8시간 비행 끝에 그리스 크레타섬에 도착했다. 에어포스원은 크레타섬 미군기지 활주로에 기착해 1시간 반가량 중간 급유를 받았다. 이후 다시 이륙해 10일 오후 8시 20분경 싱가포르 파야 르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급유 시간을 포함해 총 20시간 30분이 걸린 것.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싱가포르와 퀘벡이 지구 정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만큼 태평양 항로를 이용할 경우에도 거리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미 측이 유럽을 관통하는 항로를 택한 건 대통령 경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태평양 상공을 가로질러 비행할 경우 기체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급유가 필요할 때 비상 착륙할 수 있는 예비기지가 거의 없다. 반면 유럽을 가로지를 경우 유럽 도처의 미 공군기지를 예비기지로 활용해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편서풍을 타고 갈 수 있어 시간과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등 비행 조건 역시 좋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