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차 대 놓은 장소 ‘깜빡’…5일간 찾아 헤매

celsetta@donga.com2018-05-24 15: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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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ucestershire Live WS
“나이가 드니까 자꾸 깜빡깜빡 한다.” 어르신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이죠. 영국 글로스터셔 주에 사는 부부 엠마누엘 엘리엇(81)씨와 힐다 파머(79)씨도 최근 기억력 감퇴로 큰 고생을 했습니다.

5월 18일 약속 때문에 외출한 부부는 첼트넘 종합병원 근처에 차를 대 놓은 뒤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갈 때가 되자 부부 중 아무도 주차 위치를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힐다 할머니는 남편에게 ‘차 댄 곳 옆에 멋진 집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어찌어찌 기억을 더듬어 주차장으로 갔지만 차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결국 주차위치를 기억해 내지 못 한 부부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여럿이서 며칠 동안 종합병원 인근을 샅샅이 뒤졌지만 소득이 없었고, 부부는 손녀의 도움을 받아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노부부가 주차위치를 ‘깜빡’했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동네를 꼼꼼히 보고 다녀야겠다”, “차를 발견하면 꼭 연락 드리겠다”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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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5일이 지난 뒤 차는 기적적(?)으로 발견됐습니다. 자동차는 병원에서 약 900미터 가량 떨어진 길에 주차돼 있었고 5일간 방치된 탓에 주차위반 딱지가 세 장이나 붙어 있었습니다. 부부와 애차(愛車)의 감동적 해후는 BBC에까지 소개됐습니다.

힐다 할머니는 “우리가 차를 거기다 댔을 줄이야… 꿈이라도 꾼 것 같다”라면서도 “차를 다시 찾은 게 믿어지지 않는다. 모두들 발 벗고 나서 주고 방송국에서까지 관심을 가져 주다니 정말 감사하다”며 기뻐했습니다. 엠마누엘 할아버지도 “5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운전하는 방법을 까먹지 않았으려나 모르겠다”며 농담을 던졌습니다.

첼트넘 의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차를 되찾으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우리도 기쁘다. 주차 딱지 문제도 상황을 고려해서 잘 해결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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