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3년 만에 또…고개 숙인 조현아, 엉뚱한 방향 인사

bong087@donga.com2018-05-24 15: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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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인 24일 수사당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날 현장에는 기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자리해 조 전 부사장의 모습을 지켜봤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서울 양천구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건 오후 12시 55분경. 고개를 숙인 채 걸어와 포토라인 앞에선 조 전 부사장은 방향을 인지하지 못한 듯 언론사 카메라가 다소 적은 쪽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탓에 언론사 카메라를 노려보는 듯 한 사진이 다수 찍혔다. 조 전 부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포토라인을 떠나 조사실로 향하는 조현아 전 부사장을 향해 “미쳐도 고이 미쳐!”라고 외치는 한 시민의 목소리가 방송사 카메라에 녹음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시민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입국 당국은 지난 10년간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양호 회장 자택에 고용된 가사 도우미가 최대 스무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이 모집한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회사 연수생 신분으로 취업시켜 입국 시키는 과정에 조 전 부사장이 얼마나 관여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 될 걸로 보인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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