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전 에베레스트서 두 다리 잃은 산악인, 드디어…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젊은 시절 에베레스트에 오르다 두 다리를 모두 잃은 중국 산악인이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재도전해 5월 14일 정상에 올랐습니다. 등산가 샤보위(夏伯渝·69)씨에게 있어 해발 8848미터의 에베레스트는 평생에 걸쳐 극복해야 할 숙적이자 동반자였습니다.

1975년 5월 중국 정부 산악팀 소속으로 처음 에베레스트에 도전한 샤 씨는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진 극한 상황에서 동료에게 자기 침낭을 양보했다가 두 다리에 극심한 동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이미 괴사가 진행된 두 발은 절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팔 정부에 따르면 2017년 등정에 도전한 산악인 634명 중 일곱 명이 숨졌을 정도로 에베레스트 등정은 위험한 도전입니다.

그러나 샤 씨는 산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의족을 착용하고 산에 오르기 위해 재활에 몰두했고 매 주 중국 국내 산을 오르며 훈련했습니다. 1996년 림프암에 걸려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던 중 또 다시 다리에 문제가 생겨 무릎 밑 종아리 부분을 전부 절단해야 하는 고통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음 속에서 ‘산’을 놓지 않은 결과 해외 암벽등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샤 씨는 용기를 얻어 2015년부터 다시 에베레스트에 도전했습니다. 몇 번의 실패가 반복됐고 그 때마다 운명이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좌절도 했지만 ‘꿈’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4월 다섯 번째 등반을 앞두고 AFP와 인터뷰한 샤 씨는 “에베레스트봉에 오르는 것은 내 꿈이었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도전이자 운명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산에 올랐고, 마침내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샤 씨는 2016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바로 100미터 앞에 두고 기상 악화 때문에 되돌아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 왜 내려왔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만약 내가 혼자 올라간 거였다면 끝까지 멈추지 않았을 겁니다. 나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 다음 도전을 기약할 수 없고 40년이나 이 산을 바라보고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뒤돌아 보니 셰르파(현지 등산안내인) 다섯 명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 자신이야 어떻게 돼도 미련이 없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가족이 있지요. 그래서 도로 내려왔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평생 추구한 꿈을 잠시 내려놓은 샤 씨. 그 진실함에 마침내 운명도 탄복한 것일까요. 69세 샤 할아버지는 2018년 5월 14일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서 세계 두 번째로 의족을 착용한 채 에베레스트에 오른 산악인(첫 번째는 뉴질랜드 산악인 마크 잉글리스)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