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女 응급전화에, 교환원 “인간은 다 죽어” 뚝!

phoebe@donga.com2018-05-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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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mi Musenga 페이스북 
모든 직업인이 사명감으로 일해야 하지만, 사람 목숨이 걸려 있는 응급의료 서비스는 더욱 그렇습니다. 프랑스에서 형식적이고 무능한 전화 응대로 22살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나오미 무센가(Naomi Musenga·22) 씨는 너무 고통스러워 응급구조대를 전화로 불렀습니다. 나오미 씨가 “죽을 것 같아요”라고 호소했지만, 전화 교환원은 “네 당신은 언젠가 죽겠죠”라고 대답했습니다. 몇 시간 후 나오미 씨는 싸늘한 시신이 됐습니다. 프랑스 관리들은 왜 나오미 씨의 전화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29일 프랑스 동북부의 스트라스부르에서 발생했습니다. 최근 고인의 아버지 폴리카르페 무센가(Policarpe Musenga) 씨가 언론에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그것이 악한 의도였든, 기능 장애든, 그것은 심각한 실수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화 기록 공개는 프랑스 전역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CNN 파리가 5월 11일(현지시간) 공개한 3분 분량의 전화통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오미 씨는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지역 구급 서비스를 요청했습니다.

교환 : 여보세요?
나오미 : 안녕하세요. 도와주세요, 부인.
교환 : 네, 무슨 일이죠?
나오미 : 도와주세요.
교환 : 무슨 일인지 말하지 않으면 끊을게요.

나오미 씨는 자신의 상태를 완전히 표현할 수 없고, 많이 아프다고 겨우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러자 교환원은 의사를 부르라고 합니다.

나오미 : 죽을 거 같아요.
교환 : 네, 다른 사람들처럼 당신도 언젠가는 죽게 될 겁니다. 의사를 부르세요.
나오미 : 도와주세요, 부인.
교환 : 도와 드릴 수가 없어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나오미 : 너무 아파요. 매우 심한 고통이에요.
교환 : 어디가요?
나오미 : 배가 많아 아파요. 그리고 다른 데도 끔찍하게 아파요.
교환 : 네, 의사를 부르세요. 이 번호로 전화하세요.

나오미 씨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결국 나중에 친척이 의사를 집으로 불렀습니다. 시간을 다투는 응급상황이었습니다. 의사는 서둘러 병원으로 나오미 씨를 데려갔습니다.

CNN 계열사 BFM TV에 따르면, 병원 도착 직후 나오미 씨는 두 번의 심장 마비를 겪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가 결국 사망했습니다.

스트라스부르크 검찰은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부검의에 따르면, 다발성 장기 부전과 출혈 증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당신은 혼자 삽니까. 전화번호를 누를 수 있습니까. 아픈지 오래 됐습니까. 얼마나 고통스러운가요? 이런 질문은 전혀 없었습니다. 나오미 씨가 죽어가며 받은 건 무관심과 냉소뿐이었습니다.” 고인 가족 변호사 모하메드 아쿠르 씨가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응급서비스 노조의 장클로드 마트리 대변인은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정지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콜센터의 직원 부족을 비난했습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화 교환원들은 하루 12시간 교대 근무를 한다. 그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장난 전화와 심각한 전화를 구별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 아그네스 부진은 BFM TV에 “구조적인 장애가 있었는지, 아니면 불행히도 절차를 존중하지 않은 한 개인의 문제인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로선 교환원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은 혐의로 예비 조사를 시작했다고 검찰은 말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JusticePourNaomi(나오미를 위한 정의)를 해시태그로 하고 여론 확산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5월 16일 집회를 계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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