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동료와 연상연하 커플-삼각관계, 실제로도 흔한 일”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밤마다 격전 마포 홍익지구대 윤경호 팀장이 본 드라마 ‘라이브’ 
드라마 ‘라이브’에서 한정오 신임순경(정유미)이 취객이 쏟아낸 토사물을 맨손으로 치우고 있다. 드라마의 실제 배경인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경찰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다. tvN 화면 캡처

토사물을 맨손으로 닦아낸다. 취객에게 욕먹고 얻어맞는 건 예사. 전국에서 가장 바쁜 ‘홍일지구대’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사람 냄새 물씬 나게 그린 tvN 드라마 ‘라이브’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내며 6일 종영했다. 극본을 쓴 노희경 작가는 1년 넘게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팀장인 윤경호 경감(47)을 따라다녔다. 경찰청 홍보담당관실의 이희목 경위(42)는 배우들에게 권총 사격술, 수갑 사용법 등을 가르쳤다. ‘라이브’ 속 경찰과 실제 경찰의 ‘싱크로율’에 대해 윤 경감, 이 경위와 이야기를 나눴다.

매일 밤 전쟁터로 변하는 홍일지구대에서 주인공 한정오(정유미)는 치고받는 취객들을 뜯어말리느라, 토하는 취객의 등을 두드리느라 정신이 없다. 윤 경감에게 이런 풍경은 일상이다.

“취객 신고만 매일 열 건이 넘어요. 하룻밤 많게는 150건에 달하는 112 신고를 처리하면서 취객들 뒤치다꺼리도 하다보면 잠깐 앉아 숨 돌릴 틈도 없답니다.”(윤 경감)

한정오는 동기 염상수(이광수), 선배 최명호(신동욱)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안장미(배종옥)와 오양촌(배성우)은 결혼에 골인한 연상연하 커플이다. 이는 실제로도 흔한 일이라고 한다. 올해 홍익지구대에서 만난 연상연하 커플 한 쌍이 결혼했고, 삼각관계로 분위기가 어색해진 적도 있단다. 윤 경감은 “밤새 고생하며 서로 의지하다 보면 없던 정도 생기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경위는 “2년 전 너무 일만 한다며 아내에게 이혼당할 뻔했다. (안장미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오양촌 처지가 남일 같지 않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은 경찰과 가장 비슷한 배우로 배종옥을 꼽았다. 배 씨는 홍익지구대에서 설명을 들을 때 수첩에 일일이 메모한 후 이를 모두 숙지했다고 한다. 윤 경감은 “배종옥 씨는 말투나 행동 모두 진짜 경찰 같아서 곧바로 일을 시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며 웃었다. 신동욱은 밤샘 근무를 자청해 경찰들과 취객 처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실제와 다른 점은 뭘까. 극중 강력계 형사였던 오양촌은 음주운전 적발로 강등된 후 홍일지구대로 좌천된다. 윤 경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경찰은 지구대에서 근무할 수 없다. ‘순마(순찰차)’를 운전하며 순찰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지구대는 유배지로, 제복을 입은 경찰은 무능한 들러리로 묘사되곤 한다. ‘라이브’ 작가진도 처음 윤 경감을 찾았을 땐 제복 경찰과 형사를 완전히 다른 직군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윤 경감은 “올해에만 형사 2명이 자원해 우리 지구대로 왔다”고 말했다. 이 경위도 “시민을 상대하는 지구대는 높은 업무 이해도와 상황 판단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