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공항에 발 묶인 시리아 남자

최현정 기자
에디터 최현정 기자||2018-04-15 10:30
Hassan al-Kontar
극심한 내전 때문에 고향 시리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말레이시아 공항에 한 달 넘게 갇혀 지내는 시리아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뉴욕포스트 4월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하산 알 콘타르(Hassan al-Kontar) 씨는 지난 3월 7일부터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고 있습니다. 2004년 톰 행크스의 영화 ‘터미널’의 실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산 씨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더 이상 공항에 살 수 없다. 불확실성이 나를 미치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산 씨의 악몽은 아랍 에미리트에 있는 직장을 잃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전을 피해 11년 동안 아랍 에미리트에 살았던 그는 이제 그 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1월 말레이시아에 도착했죠. 말레이시아는 시리아 인들에게 비자를 발급해 주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거기서 돈을 모아 에콰도르 여행을 가기 위해 3개월짜리 관광 비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항공사 측은 비행기 탑승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 사이 말레이시아 비자 기간도 초과됐습니다. 그는 벌금을 냈고 말레이시아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캄보디아로 여행하려고 했지만,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뺏기고 쿠알라룸푸르로 돌려보내 졌습니다. 시리아인들은 캄보디아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정부의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고 캄보디아 출입국 관리 사무소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하산 씨는 캄보디아 측이 명확한 입국 거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 그는 말레이시아 공항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에어 아시아가 제공하는 닭고기와 밥을 먹으며 살고 있다고 가디언지는 전했습니다. 그는 공항에서 지내는 사정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하산 씨는 결국 갈 곳이 없어 시리아로 추방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시리아로 가면 그는 군 복무를 기피한 혐의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해결책이 필요해요.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합니다. 시리아는 갈 수 없어요, 내가 영원히 여기에 머문다고 해도 거기로는 안 가요. 싸움에 끼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고, 나도 죽고 싶지 않아요. 내 전쟁이 아닙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 ‘터미널’에서 톰 행크스는 갑자기 모국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JFK공항에 갇힌 동유럽인 빅터 나보르스키 역을 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