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공휴일 지정?…“꼭 챙기고파” vs “외국여행만 늘어날 것”

최정아 기자
에디터 최정아 기자|
5월 8일 어버이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공약을 지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5월 7일 “해마다 가장 많은 국민이 5월의 가장 중요한 날로 어버이날을 꼽는다. 하지만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어버이날은 죄송한 날이 되고 있다”며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2월 18대 대선 후보 시절에도 노인복지 분야 공약으로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공약을 지켜 5월 8일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면 5월 5일(토)부터 8일(화)까지 나흘간 ‘황금연휴’가 만들어진다. 5월 5일 어린이날이 토요일이어서 다음 월요일인 5월 7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되는 건 바람직하다. 연중 나에게는 가장 챙기고 싶은 날이다. 근데, 서울이라 돈하고 전화만 해서 항상 마음이 무겁다(이하 네이버 아이디 jkhu****)”,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반드시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자식들이 부모님 찾아뵙고 하루만이라도 효도해 드리고 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jcha****)”라며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촉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이 이달 들어 7건 올라왔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에는 찬성하지만 5월 공휴일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5월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3일 차이로 있고, 음력 4월 8일인 부처님오신날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어버이날을 4월로 옮기자. 연휴를 분산해야 국가 경제가 돌아간다(maja****)”, “11월로 어버이날을 옮기면서 공휴일 지정하는 건 어떠한가. 5월은 어차피 어린이날 있고 부처님오신날도 있는데, 11월은 망망대해를 건너는 느낌이다(vlad****)”, “어버이날 공휴일 정하고 석탄일과 성탄절을 공휴일에서 빼는 게 좋을 듯 합니다(aris****)”, “5월 달 휴일( 근로자날,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이 개별로 있다보니 업무집중도가 떨어져요. 묶어서 연휴를 해 주던가 어버이날은 놔두고 다른 달(7월,11월)에 휴무하나 끼워주면 좋겠습니다(syd0****)”라고 제안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묶어 ‘가족의 날’을 만들자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누리꾼 ‘joon****’는 “어린이날 + 어버이날 해서 가족의 날 같은 걸 새로 만드는 게 안 나을까요. 어린이날도 솔직히 의미가 많이 퇴색된 건 사실이잖습니까. 그런데 어버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다 보니 좀 그랬던게 지금 추진 취지인 거고. 공휴일이 너무 늘어나면 경제적으로 타격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냥 가족의 날 이런 거 하나 지정했으면 좋겠습니다(joon****)”라고 적었다.

반면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는 공무원들에게만 효력을 미치는데, 대기업들은 이를 유급으로 쉴 수 있게 보장하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그렇지 못해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솔직히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돼도 관광서와 대기업, 금융기관 근로자 빼고 일반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과연 쉴 수 있을까? 난 문재인 지지하는데 높은 지지율에 취해 자꾸만 포퓰리즘으로 가는 거 같다. 굳이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게 옳은 정책일까? 효도는 1년365일 하는 게 정상 아니냐? 괜히 직장 쉬지도 못하는 자식들 부담만 주고 불효자 만드는 건 아닌지(tedd****)”, “공휴일도 못 쉬고 일하는 사람 태반이다. 그만 공휴일 늘려라 이것들아. 어버이날 공휴일인데 일하느라 못가면 못가는 자녀도 못 오는 자녀 기다리는 부모도 맘 아프다(sejs****)”라고 지적했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몇일을 더 쉬어 봐도 부모 찾기는커녕 자기자식들 데리고 해외여행이 더 많이 늘어나게 될 듯. 오히려 지금 빨간 날이 아니어서 회사 일 때문에 못 오려니 생각하는 게 부모님들 입장에선 훨씬 낫죠. 부모 생각하는 올바른 인성 가진 사람들은 어버이날 아니어도 찾아갑니다. 공휴일 지정하면 요즘 노인들에겐 더 힘든 날이 되겠죠(guss****)”, “어버이날 탑골 공원 노인들은 미어터지고 공항은 젊은 애들로 미어터지겠지. 자영업자 개인사업자는 직원 월급은 나가니 죽을 맛이고(jinw****)”라고 꼬집었다.

또한 “어버이날 놀면 좋아할 가정들이 많을 것 같나요? 오히려 양가 부모님 방문하고 용돈 드리고 그 앞서 어린이날도 고충이 큰데, 이거 환영할 사람들 많지 않아요(kell****)”라고 경제적인 부담을 토로하는 의견도 다수였다.

한편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려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인사혁신처는 9일 현재까지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과 관련해 아무런 지시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