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 여왕, 눈밭에 갇힌 경찰차 밀어 “렛잇고~!”

phoebe@donga.com2018-03-15 14: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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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퀸(Drag queen) 엘사의 선행 영상 화제 
정체는 보스턴 변호사로 밝혀져
ⓒ  Jason Triplett
하늘하늘한 푸른 드레스와 가지런히 땋은 긴 금발….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 여왕으로 분장한 남성이 폭설이 내린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거리에서 눈 더미 속에 갇힌 경찰차를 거뜬히 구해냈습니다. 현지 언론은 ‘드래그 퀸’(Drag queen, 여장 남자 또는 끄는 여왕이라는 의미) 엘사의 선행이라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목설로 동부 매사추세츠주에는 60㎝의 눈이 쌓였습니다. 겨울왕국으로 변한 동네를 보며 37살 변호사 제이슨 트리플렛(Jason Triplett) 씨는 기념비적인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겨울왕국 엘사로 변신해 코믹 영상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로 한 것이죠. 신나게 엘사 놀이를 끝낸 트리플렛 변호사는 밤이 되자 인근 술집 ‘갤러스 바’에 들러 술을 마셨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경찰 트럭 한 대가 눈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출처=페이스북 @Christopher B. Haynes
그는 경찰을 돕기 위해 당당하게 술집을 나섰습니다. 엘사가 경찰차를 뒤에서 밀자, 구경꾼들은 환호했습니다. 거추장스러운 긴 드레스 자락을 위로 들어 올리곤 힘차게 밀었습니다. 타이어에 묻은 눈을 치우기 위해 몸을 구부리고 왔다 갔다 합니다.

영상에서 술집 손님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힘내, 엘사!”, “우리에겐 과분한 여자 친구!”, “그를 보내줘!(Let him go!)”라고 소리치며 응원했습니다. 트리플렛 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경찰차는 눈밭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목격자인 크리스토퍼 헤인스 씨는 꽉 찬 술집 안에서 보니, 낯익은 남자가 엘사 의상을 입고 걸어가는 게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동네는 좀 화려해서, 그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2분 후 엘사가 밖에 있더라고요.” 그는 엘사의 살인성인을 영상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손님들은 포부 당당하게 들어온 엘사를 보며 환호했습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트리플렛 변호사는 지난해 엘사 의상을 샀고 종종 이 술집에 재미 삼아 입고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 “다른 술집 손님들은 왜 수수방관하고 돕지 않았느냐”는 비난 글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헤인즈 씨는 너무 놀라서 그런 거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경찰차를 밀어붙이는 데 도움을 못 드려 저도 약간 죄책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엘사 여왕님이 분명히 그걸 처리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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