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저주해 드릴까요?” 홍콩 저주인형 의식 호황

phoebe@donga.com2018-03-17 1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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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임금의 사랑을 잃어버린 여인이 지푸라기 저주 인형에 칼침을 내리꽂는 장면, 궁중 암투를 그린 사극에서 단골로 볼 수 있는데요. 요즘 세상에도 인형에 저주를 걸어 미워하는 상대에게 해코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홍콩의 무당들이 저주 인형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데, 장사가 제법 잘 된다고 합니다.

홍콩 코즈웨이 베이에 있는 운하 고가도로(堅拿道天橋) 주변은 매일 교통체증이 반복되고 보행자도 많아 붐비는 지역입니다. ‘내가 당신의 불행과 적을 제거할 수 있다’고 유혹하는 무당들이 이곳에 좌판을 펼치고 성업 중입니다.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돈으로 50달러(한화로 약 7000원)만 내면, 자칭 무속인들이 신발로 종이 인형을 두드리고 향과 초에 태우는 것을 포함하는 저주 의식을 해줍니다.  

유튜브 @settime2588 캡처
혐오스러운 직장 상사, 짜증 나는 친구, 앙숙인 시어머니까지…. 싫은 이에게 저주를 내려달라며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무당을 찾아옵니다.

노점은 일 년 내내 성업 중입니다. 특히 3월 6일 경칩(驚蟄)을 맞아 저주 의식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여성은 시어머니의 인형에게 저주를 내리는 의식을 3번이나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습니다. 홍콩 달러로 150달러(한화로 약 2만 원)나 썼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했다는데요.

“사실 제가 시어머니의 건강 악화나 불운을 기원하는 건 아니에요. 단지, 그분이 입 좀 다물고 더 말썽 일으키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유튜브 @settime2588 캡처
얀이라는 무속인은 평소 하루 40명 손님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150명이 찾아온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습니다. “주말에는 특히 바빠요. 관광객 손님도 많은데, 전 세계에서 옵니다.” 영국 가디언 등 서구 언론에 기사가 난 게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의식은 약 5분 지속됩니다. 얀 법사는 의뢰인에게 타깃의 이름을 쓰거나 초상화를 그리게 한 후 오랜 시간을 이름을 읊조리다가 낡은 신발로 종이 인형을 두드립니다. 그런 다음 임시 제단에 향과 초를 피우고 더 많은 주문을 외운 후 종이 인형과 종이호랑이를 불태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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