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학교서 나가!” 中 ‘아이스보이’ 근황

phoebe@donga.com2018-03-14 07:00:01
공유하기 닫기
엄동설한에 뺨이 장밋빛으로 부어오르고 머리카락이 하얗게 얼어도 매일 아침 꿋꿋이 학교에 가는 중국 어린이 ‘아이스 보이(얼음 소년)’의 사연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인들이 감동했는데요. 이 어린이가 새롭게 다니던 사립학교에서 최근 쫓겨났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윈난성 루뎬현 주안샨바오 초등학교에 다니던 8살 왕 후망 군은 영하 15도 강추위에 얇은 재킷을 입고 한 시간을 걸어 등교했습니다. 손발이 얼고 머리카락에 성에가 생겨도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씩씩했습니다. 소년의 사진이 인민망 등 언론에 보도되자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자오퉁시에 있는 신화 사립초등학교 교장은 소년에게 기숙사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하지만 새 학교에 간 지 겨우 1주일 후, 왕 후망 군은 학교에서 쫓겨나 원래 다니던 국립초등학교로 돌아갔습니다.

양 교장은 소년의 아버지 왕 캉쿠이 씨에게 원래는 가난한 소년을 위해 선행을 하고 싶었지만 언론의 관심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퇴학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일 아침 4.5km를 걸어 등교하는 왕 후망 군.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영상 캡처
양 교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제가 정부의 가난 퇴치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인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다양한 정부 부서가 우리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많은 언론사들도 우릴 인터뷰하겠다고 고집했다. 이런 요구를 다 거절하는 건 불가능했다”라며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난 후망의 아버지에게 아이를 원래 학교로 데려가라고 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위로금으로 양 교장은 아이 아버지에게 2365달러(약 252만 원)를 주었고, 미래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왕 후망 군은 이 결정에 실망했고, 새 학교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주안샨바오 초등학교 선생님들보다 여기 선생님들이 더 잘 가르치고,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떠들지 않고 모두 수업에 집중해요. 전 여기 살면서 아침에 먼 길을 걷지 않아도 됐어요. 밥도 맛있게 먹었어요. 할머니가 바쁘실 때는 여동생과 내가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하는데… 우린 요리하는 법을 몰라서 그냥 감자를 쪄 먹거든요.”  

관련기사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