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해’ 김모 양 “저는 쓰레기…사형시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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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님 미성년자에게 사형은 안 되나요?”

인천 초등생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김모 양(18·구속 기소)이 3월 12일 서울고법 404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 증인신문에서 흐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연두색 수의를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김 양은 “저는 감형 받고 싶지도 않다. 그냥 제가 죽고 다 끝났으면 좋겠다. 그냥 죽여 달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공범 박 양은 증인신문 내내 바닥을 응시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심 판결에서 박 양은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았다.

김 양은 이날 재판에서 시종일관 “기억이 안 난다”며 신경질적인 말투로 증언에 비협조적이었다. 그러다 살인이 벌어진 상황을 묻는 박 양 측 변호인의 질문을 받고서 울기 시작했다.

박 양측 변호인이 “(그렇게 충격적인 상황을) 왜 구체적으로 기억 못 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김 양은 “저도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너무 끔찍했다”며 큰 소리로 울었다. 김 양이 심하게 우는 바람에 재판은 5분간 휴정했다.

이후 박 양측 변호인이 한 번 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왜 살인을 했느냐”고 묻자 김 양은 다시 흐느끼기 시작하며 “저는 정말 쓰레기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나도 쓰일 데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책도 읽는데 정말 못 견디겠다. 어린 애(피해자) 가족들은 얼마나 슬프겠냐”며 재판부에 사형을 내려달라고 간청했다. 또 “제가 며칠 내에 목을 매지 않도록 주의해서 관찰해 달라”고도 했다.

김 양은 재판부에 꾸준히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 지난번 재판 기일에는 “피해자 부모님께 사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양이 부추겨 살인을 저질렀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항소심에서 김 양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박 양이 살인을 교사했고,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박 양은 모든 게 ‘역할극’이었을 뿐 김 양을 교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열린 재판에서는 김 양이 박 양에게 복종하는 관계였는지를 놓고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늦어도 4월 중에는 선고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1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