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률 99.8%’ 이런 황당…中 민주사회는 멀었다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찬성 2958, 반대 2, 기권 3, 무효 1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장기집권의 길을 터준 개헌안이 1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제3차 회의에서 통과됐다. 찬성률 99.8%. 과거 북한의 ‘100% 투표에 100% 찬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런 황당한 찬성률이야말로 아직도 중국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사회로 가려면 멀었다는 점을 웅변한다.

▷표결이 진행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는 26개의 투표함이 설치됐다. 그러나 가림막이 쳐진 비밀 기표소는 없었다. 전국인대 대표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투표용지에 찬반을 표기한 뒤 순서에 따라 걸어나가 투표함에 넣었다. A4용지 크기의 투표용지를 접지 않은 채 그대로 투표함에 넣는다. 사실상의 공개투표였다. 시 주석이 투표용지의 찬성에 표기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중국의 최고권력기구인 전국인대는 지역별 조직별 계층별 소수민족별 엘리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홍콩과 마카오의 대표자들도 참석한다. 총 3000명 이내로 하고 임기는 5년이며 1년에 한 번 전국인대에 참석한다. 이들은 대부분 공산당원이다. 그렇다 보니 중국 공산당 정치국과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안건을 전국인대가 거부한 사례는 없다. 올해 1월 전국인대 대표를 선출할 때, 전문성이나 대표성 외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주요 자격 요건으로 따졌다고 한다.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2013년 전국인대에선 사안에 따라 반대표가 적잖게 나왔다. 정부 예산안에 대해 509표, 최고인민법원 검찰원의 업무보고에 대해 각각 605표, 485표의 반대가 나왔다. 그러나 시 주석의 권력이 공고해지자 반대표가 다시 실종됐다. 이번 개헌안에는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규정 폐지 외에 ‘공산당 영도(領導)’ 원칙도 포함되었다.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 삭제했던 이 원칙을 다시 살린 것은 공산당 일당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번 개헌안이 단순히 시 주석 개인의 장기집권을 넘어 과거의 전체주의 회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광표 논설위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