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니지만 사랑스러워” 동정심 자극하는 ‘우물쭈물 로봇’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2018-03-12 15:02
신속, 정확,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는 능력. ‘로봇’하면 떠오르는 이런 이미지들과는 정반대로 ‘약간 부족한 듯 한’ 로봇을 만든 연구자들이 있습니다. 일본 도요하시 기술과학대학교 인터랙션(상호작용)디자인 연구소는 만능 로봇이 아니라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로봇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연구팀은 직접 쓰레기를 줍는 대신 사람들 주변을 맴돌며 쓰레기를 주워 달라는 듯한 몸짓을 보여주는 쓰레기통 로봇, 홍보용 티슈를 나눠 주고 싶지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듯 머뭇거리는 티슈 배포 로봇 등을 만들었습니다.

티슈 배포 로봇 아이본즈(iBones)는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서 티슈를 나눠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좀처럼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근처에서 머뭇거립니다. 망설이는 듯한 로봇의 몸짓을 본 사람들은 측은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마음에 로봇과 눈높이를 맞춰 쪼그려 앉은 뒤 티슈를 받고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쓰레기통 로봇과 티슈 배포 로봇은 자신이 직접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타적인 마음을 자극해 목적을 달성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쓰레기를 주워 주거나 티슈를 받아 준 사람에게 몸을 숙여 공손히 인사하는 기능도 탑재돼 있습니다.

연구팀 대표 오카다 미치오(岡田美智) 교수는 불완전한 로봇을 만들기로 한 이유에 대해 지난 2015년 ‘Sensors’ 인터뷰에서 “인간들도 누구나 불완전한 부분이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은 주위에 부탁해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쓰레기통 로봇에 팔을 달아서 직접 쓰레기를 줍게 할 수도 있지만 로봇 팔이 닿지 않는 곳도 있고 쓰레기를 줍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오카다 교수는 “뭐든 척척 해내는 로봇도 좋지만, 사람에게 의존하는 로봇의 가능성 또한 클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