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외면한 아웅산 수지 ‘굴욕’…인권상 수상 취소당해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사진=아웅 산 수지. BBC 방송화면
미얀마 민주화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 산 수지 국가자문이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으로부터 받은 인권상을 박탈당했습니다.

AFP통신은 미국의 홀로코스트 추모박물관이 지난 2012년 수지 여사에게 수여한 인권상인 ‘엘리비젤상’을 취소하기로 3월 7일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수지 여사가 자국 내 소수인종 탄압에 뚜렷한 대응을 보이지 않아 상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지 여사는 ‘자녀를 둔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미얀마 현지법에 따라 국가자문 겸 외교장관으로 지내고 있으나 실질적 영향력은 최고지도자에 필적합니다.

박물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공격하고 학살할 때 수지 여사가 군부의 야만적 행동을 막아 주고 로힝야족과 연대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수지 여사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라 블룸필드 박물관장은 “수지 여사는 로힝야족 탄압에 관한 유엔 조사를 거부했고 기자들이 취재하는 것도 막았다. (수상 취소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나 미얀마 군부의 대량살인 행위를 보아 수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며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대다수 국민이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예로부터 문화적 종교적 갈등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인도계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들이 미얀마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해 이슬람교도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졌고, 이후 민족주의 운동이 일어나며 불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갈등이 본격화됐습니다.

수지 여사는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 이전에도 국제적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2017년 영국 옥스포드와 아일랜드 더블린 시는 수지 여사의 명예시민권을 박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수지 여사가 1991년 수상한 노벨평화상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4년 만 17세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최연소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역시 2017년 9월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행위를 멈춰 달라. 나와 같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여사가 나처럼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