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들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해 달라”

정봉오 기자
에디터 정봉오 기자|
사진=한국성폭력상담소 블로그 캡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5일 미투 폭로와 관련, “왜 인제야 말하느냐 묻지 마시고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해 달라”면서 “이번 일은 연희단거리패를 지나온 사람이 아닌 이윤택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윤택 전 감독의 처벌을 촉구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이날 성폭력 피해자들은 “왜 인제야 말하느냐 묻지 마시고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해달라”면서 “주목받고 싶었냐고 묻지 마시라. 이런 일로 주목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들은 “잘못한 이는 벌을 받고 희망을 품은 이는 기회를 맞을 수 있게, 노력하고 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면서 “(미투 폭로 전부터) 고발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았고 정신이 이상하다는 공개적인 모욕을 듣고 더욱 힘든 스태프 일로 내쳐졌다. 이런 상황들이 되풀이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체념하고 포기하고 또다시 고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연희단거리패 출신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 달라”며 “이번 일은 연희단거리패를 지나온 사람이 아닌 이윤택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폭력 피해자들은 “아직도 저희의 행동을 지켜보며 망설이고만 있는 많은 피해자분들이 계신 걸 안다”면서 “괜찮다. 당신 잘못이 아니었다. 용기 내달라. 잘못한 이는 벌을 받고 희망을 품은 이는 기회를 맞을 수 있게, 노력하고 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폭력 피해자들은 “다른 한 편으로 용기 내지 않으셔도 된다. 절대 잘못하고 계신 게 아니다.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소중하며 나를 사랑해주는 지금 주변 사람들과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끝까지 지켜봐주시면 된다. 고통 받으신 많은 분들과 함께 그 분들을 대신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