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노견, 흑곰으로부터 주인 가족 구하고 숨져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2018-02-28 16:55
사진=인스타그램 @mmspets
열네 살 된 노견이 흑곰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내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여느 영웅 못지 않은 용감한 개의 사연은 슬픔과 감동을 함께 전해주었습니다.

잉글리쉬 세터 종인 피트(Pete)는 원래 사냥개였으나 나이를 먹고 몸이 약해지자 2016년 말 임무를 마치고 일반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뻔한 피트를 입양한 것은 미국에 거주하는 스테판 씨와 캐시 씨 부부였습니다. 스테판 씨 부부는 피트 외에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개들을 입양하거나 임시보호하는 등 동물 보호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 가족을 맞은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피트는 2월 18일 스테판 씨 부부, 그리고 다른 개 네 마리와 함께 산길 하이킹을 나갔다가 인적 드문 곳에서 흑곰을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모두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피트는 ‘가족’이 위협받자 망설임 없이 집채만한 흑곰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흑곰과 맞서 싸운 피트 덕에 다른 가족들은 안전히 몸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피트가 흑곰을 쫓아내고 난 뒤 스테판 씨가 황급히 달려갔지만 늙은 충견은 척추가 부러지고 온 몸에 치명상이 가득했습니다. 스테판 씨는 피트를 겉옷으로 감싸 안고 1마일(약 1.6km) 넘게 떨어진 곳에 주차해 둔 차로 정신 없이 달려갔습니다.

“동물병원까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으로 갔지만 상처가 너무 심각한 상태였어요.” 부부는 자신들을 살려낸 영웅 피트의 사연을 온라인에 공유했습니다.

“피트는 정말 밝고 사랑스러운 개였습니다. 아직도 피트가 숲 속을 신나게 달리고 꼬리를 붕붕 흔들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많은 분들이 피트를 애도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저 단 하루만이라도 피트를 다시 보고 싶다는 게 우리 부부의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