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때부터 딸 ‘미인대회’ 내보낸 엄마 “우리 아이는 소질 있다”

celsetta@donga.com2018-02-22 17: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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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otspot Media/Mirror
아장아장 걸음마 할 아기를 화려하게 치장시켜 경연대회에 내보내는 어머니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에 거주하는 알리 파이퍼(Ali Piper·32)씨는 딸 ‘루비-리버(Ruby-River·3)’를 한 살 때부터 예쁜 아기 선발대회 등 미모 경연대회에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체질’을 타고났는지 어린 루비는 사람들 앞에서도 무서워하지 않고 재미있어했고, 엄마 알리 씨는 딸에게 연예인이 될 소질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후 알리 씨는 거의 매 주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루비를 무대에 세웠습니다. 아기에게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히는 데만 매달 500파운드(약 75만 원)가량이 들었습니다.

잦은 미인대회 출전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주변에서 들려왔지만 알리 씨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딸은 미인대회를 즐기고 있고 무대에 올라가며 자신감을 얻는다. 아직 어리지만 프로처럼 멋지게 걷고 입술을 내미는 등 포즈도 잘 잡는다”고 자신의 육아 방침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Hotspot Media/Mirror
어린 시절 낯가림이 심하고 수줍음도 많아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알리 씨는 연극반에 들어가 무대에 오르면서 성격이 활발해지고 외향적으로 변했다고 영국 매체 미러(Mirror)에 설명했습니다. 열두 살 된 아들은 아기 때부터 쾌활했지만 딸 루비는 조용하고 낯 가리는 성격을 갖고 태어났는데, 이를 보고 어린 시절의 자기 모습이 떠오른 알리 씨는 늦기 전에 루비의 성격을 바꿔줘야겠다고 여겼습니다.

알리 씨는 “루비를 ‘껍데기’안에서 나오게끔 해야겠다고 여겼다. 미국 TV쇼 ‘토들러 앤 티아라(Toddlers and Tiaras/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 쇼 프로그램)’을 본 뒤 우리 딸도 미인대회 무대에 세워 자신감을 키워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남다른 교육방침을 가진 어머니로 인해 무대경험을 쌓게 된 루비는 세 살밖에 안 됐지만 화려한 무대의상과 머리를 더 풍성하게 보여 주는 부분가발 착용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알리 씨는 무대에 올라간 딸 모습을 볼 때마다 매우 자랑스러우며 아이가 네 살이 되면 화장과 구릿빛 피부연출도 시켜 줄 것이라 말했습니다.

‘아이가 나중에 (미인대회 출전을) 그만두고 싶다면 그 선택을 존중하겠지만 내심 서운할 것 같다’고 말하는 알리 씨. 영국 네티즌들은 그를 향해 “자기 꿈을 이루려고 아이를 이용하지 말라”, “네 살부터 화장을 시키겠다니 아동 학대”, “아이를 치장시킬 돈으로 공부를 시키거나 놀이, 체험시간을 만들어주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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