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생일 맞은 소녀, ‘아동 치매’와 싸우는 중

celsetta@donga.com2018-02-14 16: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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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Tenne Photography / People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데이브(Dave Esposito) 씨와 엘리제(Elise Esposito) 씨 부부에게는 사랑스러운 두 딸이 있습니다. 올해 여덟 번 째 생일을 맞이한 키이라(Keira)와 두 살 된 키튼(Keaton)입니다.

한참 자기 주장을 펼치며 생일파티를 멋지게 해 달라고 졸라댈 나이인 여덟 살이지만 키이라는 좀처럼 말을 하지 않습니다. 1년 전부터 ‘말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하게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던 키이라는 다섯 살 때 산필리포 증후군(Sanfilippo syndrome)이라는 희소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산필리포 증후군은 무코다담 대사이상의 일종으로 지능과 신체 발달이 지연되며 각막이 혼탁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병입니다. 산필리포 증후군 환자는 말하거나 걷는 등 기본적인 생활 능력을 점차 잃고 기억마저 사라지기 때문에 이 병은 ‘아동 치매’라고도 불립니다. 산필리포 증후군에 걸린 아이들은 점차 운동능력과 기억을 잃어 가다가 끝내는 식물인간이 됩니다.

사랑하는 딸이 치료법 없는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심지어 당시 임신9개월째였던 엄마 엘리제 씨는 뱃속의 둘째마저 같은 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절망했습니다.



사진=The Esposito family / People
키이라의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한 엄마와 아빠는 피플(People)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산필리포 증후군 아이들은 병을 진단받은 뒤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세상을 떠난다고 합니다. 획기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키이라도 오래 지나지 않아 우리 곁을 떠나게 되겠죠. 당장 아이를 고쳐 줄 수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지만, 최소한 병과 맞서 싸우는 건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부부는 키이라가 같은 병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멋진 생일파티도 열었습니다. 나중에 키이라의 기억이 사라지더라도 사진과 영상으로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아이의 여덟 살 생일을 기념하며 산필리포 증후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Kturns8.com)를 열었습니다.

엄마 엘리제 씨는 “만약에 키이라가 생각보다 일찍 우리 곁을 떠났을 때, 키튼에게 언니의 모습을 알려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기록을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임상시험만이 유일한 희망입니다”라고 애써 밝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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